하늘

하늘을 올려다보는 나이

by 나린

나이가 들어가면서 하늘을 자주 보게 된다. 예전에도 하늘이 이리 이뻤나 싶다.


금요일 아침, 새벽기도를 가기 위해 차에 시동을 걸고 교회로 향한다. 예전엔 ‘시간 맞춰 가야지’ 하는 생각에 급하게 핸들을 잡곤 했는데, 요즘은 조금 다르다. 차에 오르는 순간부터 마음이 여유로워진다.

아직 세상이 완전히 깨어나기 전, 도로 위는 조용하다.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하늘은 새벽빛과 아침 햇살이 섞여 묘한 색을 띤다. 도로를 달리다 보면 저 멀리 산등성이 위로 주황빛이 번지고, 얇은 구름이 그 위에 수묵화처럼 펼쳐진다. 신호 받고 잠시 멈춰 있을 때는 마치 하늘이 앞유리 전체를 차지해 하나의 풍경화가 된 듯하다.


젊을 땐 이런 풍경이 그저 배경이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이런 순간들이 오히려 마음을 정돈해 준다. 빠르게 흐르는 세상 속에서 잠시 멈춰 하늘을 바라보는 그 짧은 시간이,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된다.


그러다 문득 떠오르는 시 한 편이 있다.

천상병 시인의 〈귀천〉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차 안에서 이 구절을 조용히 읊조리면, 하늘이 유난히 가깝게 느껴진다. 언젠가 우리 모두가 돌아갈 곳이 저 하늘이라는 생각 때문일까. 바쁘게 앞만 보고 달리던 마음이 조금 느슨해지고, 하루를 시작하는 자세도 차분해진다.


교회에 가까워질수록 햇살이 도로 위로 길게 뻗는다. 차창 너머로 빛이 부드럽게 스며들고, 라디오에서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그 순간만큼은 아무 말 없이, 그저 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오늘도 하늘은 변함없이 그 자리에 있다.

그리고 나는 그 하늘을 올려다보며, 조용히 마음을 정돈한 채 하루를 시작한다.


해와 달 그리고 별을 품은 하늘

하늘에 내 삶의 추억과 그리움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