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잔에 탄산수를 붓고 샤인머스켓을 3알 넣어 웰컴드링크를 준비했다.
유행이 한참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들이 탄성을 지르며 마실 모습을 생각하며 내 마음이 몽글몽글 차올랐다.
딸의 전화를 받고 도착 2~3분 전 떡볶이에 치즈를 올렸다. 군만두도 노릇노릇 바삭하게 구워 꽃무늬에 금색 줄무늬가 있는 기다란 접시에 담았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밖에서 들렸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추운 겨울 날씨를 녹일 만큼 화창했다.
“안녕하세요” 의 합창에
“어서 와요” 화답하고 음식을 세팅했다.
테이블보를 준비했는데 오랫동안 안 써서 구깃해져서 몇 번 반대방향으로 접었다 폈다 해도 안되어서 생략했다.
음료를 내어주고 떡볶이를 담은 큰 그릇과 함께 개인접시를 챙겨주었다.
아이들이 맛있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나는 눈대중으로 간을 봐서 이번에는 어떨지 약간 떨렸다.
나의 요리에 극찬을 하던 아이가 보이지 않았다. 수줍게 고개를 숙이며 조그만 목소리로 감사하다고 했던 아이였다.
그 친구는 왜 안 왔냐고 물어보니"OO이도 간다니깐 싫대요. 다른 애들도 초대하고 싶어서요. OO 이는 친구들을 가려서 사귀어서..." 하고 말했다.
그리고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느라 바빴다.
친구들이 요즘 절교라는 단어를 잘 쓴다고 했다. 조금 마음이 맞지 않으면 절교 선언하고 며칠 지나 화해를 청한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친구는 자기와 친한 친구가 다른 친구랑 노는 걸 싫어한다고 했다.
잘 삐지고 질투심이 많다고 뒷담화를 늘어놓았다.
아이들은 맞장구치며 동조했다.
웰컴드링크는 레몬맛과 피치맛으로 준비했는데 아이들은 취향에 맞게 골라 마셨다.
"맛있어요" 아직 유행이 지나지 않았는지 아이들 입맛에 맞아 다행이었다.
가까운 마트에서 탄산수 행사한다는 정보도 알려줬다.
그 친구는 뭐 하고 있을까? 문득 생각에 잠겼다.
...........
단디의 잠깐 생각 속으로♡
사춘기 아이들은 자기와 맞는 친구를 찾기 시작한다. 어른들과는 달리 친구를 금방 사귄다.
자기만 특별한 친구이기를 원했는데 다른 친구와 사귀면 질투심을 더 잘 낸다.
아이들은 쉽게 절교를 선언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화해를 요청한다.
아이들만 그런 것이 아니다.
나도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이라 상처도 잘 받는다. 가끔 톡에서 셀프 차단했다가 좀 풀리면 해제하기도 한다.
그 친구는 어쩌면 아무렇지도 않고 다른 친구와 깔깔대며 웃고 노는지도 몰라.
절교선언에 예민하게 굴지말자. 애들은 어른보다 유연하다. 성장하는 과정이니깐.
나는 어른인데도 포용하지 못하니 그게 더 문제네.
....,,.
우와 떡볶이도 맛있어요!
명랑함을 머금은 아이의 말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