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smoNomad
몸
전상희
내몸은
수십억 년을 건너온 물질의 기억이고
시행착오를 다 통과해 살아남은 알고리즘이고한 번도 거짓말을 배운 적 없는
물리 법칙의 현장
그래서 말을 돌리지 않고
꾸밈이 없고
핑계를 대지 않아
아프면 아프다 말하고
힘들면 멈추라 말하고
안 맞으면 그냥 안 맞는다 말해
사람은
생각으로 타협하고
말로 속이고
의미를 만들어내지만
몸은
오직 순리로만 반응해
그래서 나의 놀라움은
아 내가 드디어
우주가 작동하는 방식을
내 안에서 본 거구나
내 몸은
우주였고
순리였고
정직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