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와 '틀려'
다른건 다른거고 틀린건 틀린거다.
일상적 대화에서 흔히들 혼동하여 사용하는 단어들이 있다. 예를 들면 '달라'와 '틀려'. 나이가 먹어 갈 수록 이를 혼동하는 이는 확연히 적어지는 것 같지만 기성세대 중에도 저 둘을 구분하지 않고 문장의 흐름에 어색하지 않다면 그냥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너는 좀 틀리구나.", "그 방법은 이 방법과 틀려.", "약속한 것과는 틀리잖아!"
근데 또 이게 '지향'과 '지양'을 혼동 하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이를 오용하는 경우는 발음이 비슷하고 반의어 관계로 동일한 문맥에서 사용하다 보니 유사한 비율로 혼동하여 사용하게 되지만 다르다(Different), 틀리다(wrong)는 발음도 다르고 서로 반의어나 유사어 관계가 아님에도 혼동한다. 특히 대부분의 경우 '틀려'가 '달라'의 자리를 일방적으로 침범하는 형태로 오용한다.
왜일까? 우리는 어릴적 부터 공부 잘하고 말 잘듣고 규범을 준수하는 '모범생'이라는 롤모델이 있었고 이를 닮아가도록, 개성을 스스로 말살 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었다. 자연스럽게 남들과 다른 행동 양식은 곧 잘못된 행동이고 '틀린' 것으로 인식하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다보니 다르다는 표현을 틀리다라고 표현해도 스스로 어색함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을 것이다.
학창시절 한 친구는 반대의 경우였다. 그 친구는 '틀려'의 자리에 '달라'를 썼다. 수학문제 채점을 해서 답을 틀려도 "정답과 달랐군...."이라고 중얼 거렸다. 이 친구는 '달라'와 '틀려'의 뜻과 차이점을 분명히 알고 그렇게 사용했다. 언젠가는 그 친구와 이 단어들을 두고 논쟁을 벌인 적도 있었다. 나는 '다른건 다른거고, 틀린건 틀린거다'라는 논조였고, 그는 '세상에 틀린건 하나도 없다. 모두가 다를 뿐이다'라는 의견이었다. 그 친구는 넓은 포용의 자세로 모든 사람의 개개인이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 한다는 훌륭한 깨달음을 좀 더 폭넓게 적용하고 있었을 뿐이고 내가 이를 헤아리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다른건 다른거고 틀린건 틀린거다!"라고 외친다. 사람의 언어에는 내면의 의식이 담겨있다. '달라'를 '틀려'로 사용하는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다른 것은 나쁜 것 으로 인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둘을 정확히 구별하고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이 인식 전환의 발판이 된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다면 타인이 정정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당신은 어떠한가? 틀린 것을 보고도 저 사람은 그저 다를 뿐이야 하고 포용하는가, 아니면 틀린 건 틀렸다고 말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