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침몰하는 한국에서 살아남기 #6

EP 6 : 저출산 - 젊은 세대의 소멸

by 이슬비

CHAPTER 1 : 재앙 편 / Part 1 - 1



내가 사는 지역에서 대중교통을 탈 때면,

과장이 아니라 승객 중 열의 아홉은 노인분들이다.

체육공원을 가도, 수영장을 가도, 공공시설, 각종 지역 프로그램 활동 어디든

온통 중년과 노년의 시간만이 흐른다.


그에 비해 아이들이나 학생들은

등교 시간이나 하교 시간을 제외하면 정말 보기 힘들다.

아니, 이제는 청년이라는 연령대 자체가 일상 속에서 거의 사라진 것 같다.


사실 처음에는 이런 풍경이 이상하지 않았다.

그저 내가 사는 동네의 자연스러운 배경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서울을 나갈 때면 오히려 당황한 적이 많았다.

그곳에는 젊은 사람들이 정말 많았으니까.


그때는 단순히,

“젊은 사람들은 다 도시로 가니까 시골에는 없는 거겠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작년, 고향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친구와 나눈 대화가

나의 안일한 생각을 산산조각 냈다.

친구는 무심하게, 하지만 잊을 수 없는 한마디를 던졌다.


“작년에 우리 면(面)에서 출생아 2명밖에 안 된대.”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막연히 느끼던 현실이 숫자로 다가왔을 때,

그제야 비로소 실감이 났다.


2명이라는 숫자 자체보다는,

그냥 너무나도 현실성 없고, 믿을 수 없는 숫자.

그저 통계가 아닌 시대의 종말을 알리는 신호처럼 느껴졌다.



[ 저출산 : 충전되지 않는 배터리 ]


‘출산율 0.7’

이 숫자는 우리가 마주한 8개의 재앙 중 가장 깊고 치명적인, 첫 번째 균열이다.


노동인구가 줄어든다는 건, 단순한 통계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의 활력이 꺼져간다는 뜻이다.

우리가 열광하는 K-콘텐츠의 창의력도,

경제를 움직이는 폭발적인 에너지도,

결국은 '젊음'이라는 동력에서 나온다.


하지만 그 동력이 지금, 고갈되고 있다.


더 직접적으로 말해보자.

배가 앞으로 나아가려면 노를 저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 노를 젓는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


원래라면 노를 젓다 지친 세대는, 뒤에서 올라오는 젊은 세대에게 노를 넘겨준다.

그것이 사회의 순환이고, 자연스러운 질서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그 순환이 완전히 끊긴,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시대를 살고 있다.


노는 100개인데, 교대해 줄 사람은 50명뿐이다.

부양해야 할 사람은 늘어나는데, 일할 사람은 줄어든다.


이 배는 마지막은 어떻게 될까?

점점 무거워지고, 속도는 서서히 느려지다,

결국 멈춰 설 것이다.

균열은 더욱 커지고, 침몰은 가속화될 것이다.


최악은 이것이다.

세금을 내줄 사람은 줄어드는데, 세금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배 이곳저곳이 터지며 물이 새어 들어오는데,

배의 선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생각이 없다.

젊은 세대는 '노를 젓는 부담'이 너무 크다며 절규하고,

기성세대는 그 무게를 어떻게든 뒤로 넘기려 한다.


서로가 타협하지 않는 사이, 배는 공평하게 가라앉고 있다.


하지만 결국, 수십 년간 노를 젓던 사람들 대다수는 지쳐서 일을 멈추고 쉬러 가야만 한다.

그들은 '충전'되지 않는 배터리를 쥐어짜며 일해왔지만,

이제는 그들 자신이 시스템의 '과부하'가 되어버렸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마주할 두 번째 재앙, ‘과열되는 엔진, 초고령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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