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침몰하는 한국에서 살아남기 #8

EP 8 : 연금과 사회 복지 ① 개인편 - 내 월급은 어떻게 털리는가?

by 이슬비

CHAPTER 1 : 재앙 편 / Part 1 - 3



[ 연금과 복지의 나라, 유럽 ]


우리가 ‘유럽’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아름다운 관광지도 있지만, 또 하나 있다.


튼튼한 복지 제도, 그리고 노후에도 안정적인 삶.


하지만 그 상식은 이미 무너지고 있다.


프랑스, 독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복지 국가들조차

지금 연금 문제에 짓눌려 흔들리고 있다.


프랑스는 연금개혁 문제로 1년 내내 파업과 시위가 이어지고,

독일은 매년 늘어나는 연금에 국가 세금이 빨려 들어가고 있으며,

영국과 스페인은 연금 지급 연령을 늦추고,

이탈리아와 네덜란드는 아예 제도 자체의 구조를 갈아엎고 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답은 너무 단순하다.

더 오래 살고, 취업은 늦어지고, 청년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 어떤 시스템도 이런 상황에서는 버틸 수가 없다.


그리고 이 모습, 어딘가 익숙하고 많이 본모습이지 않은가?


그렇다.

이건 우리의 현재이며, 곧 한국의 미래다.


더 절망적인 사실은,

한국은 ‘빨리빨리’의 민족답게

어떤 국가보다도 더 빠르게 이 위기로 달려가고 있다는 점이다.


‘EP 6’에서 보았듯 우리는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 중이고,

‘EP 7’에서 확인했듯 고령화 속도는 유럽 전체가 따라올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유럽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문제를,

제도 역사 40년 남짓한 한국이 과연 해결할 수 있을까?”


정답은 명백하다.

아니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 구멍 난 연금, 약속은 어떻게 우리를 배신하는가? ]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까?


한국의 4대 연금인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이 네 연금은 이름만 다를 뿐, 결론은 동일하다.


‘고갈’


국민연금 : 2055년 기금 고갈 예정

공무원연금 : 2030년 중반 기금 고갈 위기

사학연금 : 2030년대 구조적 적자 전환 전망

군인연금 : 이미 고갈, 매년 1~2조의 세금으로 연명 중


“2055년이라고? 30년 뒤 이야기 아니야?”라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23년 전, 2002년 월드컵이 아직도 생생하다.

30년은 멀지 않다.

인생은 생각보다 짧고, 시스템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무너진다.


결국 모든 연금은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된다.

‘현재의 노동자가 현재의 노인을 부양하는 다단계 사기와 같은 구조’


지금까지는 청년, 노동인구가 많아서 버텼다.

하지만 이제는?


노동자는 급감하고, 노인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따라서 국가의 선택지는 단 두 가지뿐이다.


1. 노동자의 지갑을 더 털어간다.

2. 아이들, 심지어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들에게 빚을 떠넘긴다.


[ 노동자의 지갑을 털어라 ]


4대 연금이 이미 시한부 진단을 받은 이상,

세금 인상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이다.


현재 직장인이 매달 내는 필수 부담금은 아래와 같다.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장기요양보험료

고용보험료

소득세, 지방세


이 중에서도 가장 크게 오르는 항목은

국민연금, 건강보험, 장기요양보험이다.


1 국민연금 : 9% → 13% → 18~26%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9%지만,

2025년 개정안으로 13% 인상이 확정됐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국민연금은 제도 유지를 위해 최소 '15%~18%',

연금개혁이 10년 늦어지면 ‘20~26%’까지 필요하다고 전망한다.


2 건강보험료 : 7.19% → 18.8%


건강보험료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2040년에는 최소 '18.8%'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3 장기요양보험료 : 건강보험료의 13% → 30%


현재는 '13.05%'지만

2040년에는 ‘건강보험료의 30%(월급의 2~3%)’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된다.



[ 당신의 월급에서 실제로 얼마가 빠져나갈까? ]


나는 이 숫자들이 실제 월급명세서에 찍혔을 때,

무슨 일이 생기는지 직접 계산해 보았다.

기준은 월 350만 원(연봉 4200)이다.


[현재 2025년]


국민연금 9% (본인 부담 4.5%) = 157,500원

건강보험료 7.19% ( 본인 부담 3.595%) = 125,800원

장기요양보험료 (건보료의 13.05%) = 16,400원

총 부담액 = 299,700원


[미래 2040년] 전문기관의 최소 경고치


국민연금 18% (본인 부담 9%) = 315,000원

건강보험료 18.8 (본인 부담 9.4%) = 329,000원

장기요양보험료(건강보험료의 30%) = 98,700원

총 부담액 = 742,700원


즉, 지금보다 매달 ‘44만 3천 원’이 더 빠져나간다.

이마저도 연금개혁이 지연되어 '25%'가 되면?

총부담액은 ‘월 84만 6천 원’으로 증가한다.

매달 55만 원의 추가 부담금이 생기는 것이다.


연봉은 그대로인데,

국가는 시스템 유지라는 명목으로

매년 500~600만 원을 추가로 가져간다.


이는 사실상 연봉 삭감과 다름없다.


아, 다행히 부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건 당신의 아이들이 갚을 것이기 때문이다.



[ 죽음을 기다리는 돈 ]


이 모든 충격을 견뎌내고

당신이 어떻게든 연금을 받는다고 치자.


그렇다면 그 돈으로 노후를 ‘살아갈’ 수 있을까?


단언컨대,

아니다.


그 돈은 삶을 유지하는 돈이 아니라,

겨우 ‘죽음을 기다리는 돈’이 될 가능성이 크다.


혹시 당신은 “나는 공무원이라서 괜찮아”라고 생각하고 있는가?

“나는 국민연금과 다르다”라고 안심하고 있는가?

당신의 직장 선배가 퇴직 후 ‘월 250만 원, 300만 원’의 연금을 받으며

여유롭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그것이 당신의 미래일 것이라 착각하고 있는가?


그것은 당신의 미래가 아니다.

그것은 단지 마지막 고성장 시대가 선사한,

마지막 혜택일 뿐이다.


우리가 연금을 받을 2040년, 2050년을 상상해 보라.

생산가능인구는 감소했고, 연금 지급 구조는 축소 됐으며

엄청난 인플레이션과 원화 가치 하락이

대한민국을 폭격하여 폐허로 만든 뒤일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충격이 당신의 노후를 덮친다.


지금 선배들이 누리는 ‘250만 원의 구매력’을

미래의 당신이 받을 연금이 그대로 따라갈 수 있을까?


슬프지만 당신이 받을 ‘250만 원’의 ‘실질 구매력’은

현재 가치로 ‘100만 원’도 채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은 말할 것도 없다.(실구매력 40~50만 원 수준)


그러니 그것은 생활비가 아니다.

그저 ‘죽음을 기다리는 돈’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가는 이 부족한 돈을 어디서 메울까?

세금으로는 더 이상 안 된다.

그럼, 남은 길은 하나뿐이다.


'EP 9 : 연금과 사회복지 ② 국가 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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