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의 독립
나는 내가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것같다.
우리집은 그다지 화목하지도 못했다.
내가 기억하는 우리집은 맨날 싸우고 소리지르고 불편했다.
덕분에 겉으론 멀쩡하지만 속은 썩어들어가고 지금 생각해보면 인상도 좋지 않았다.
어느 한편으론 독립적인 사람으로 보이기도 했던것 같다. (친구들의 말이 종종 그랬다)
근데 사실 전혀 아니였다. 나도 내가 그래도 멀쩡히 커왔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아니였다. 아마도 요즘 심심치않게 들리는 허구의 독립을 했던 것 같다.
내가 살아오면서 아파했고 힘들어했고 무섭고 두려워했던 것들은 나에게 피와 살이 되어 아주 강력하게 붙어있었고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그것들이 발현되기 일수였다. 가장 힘든건 나 자신이였다. 후회하는 일이 너무나도 많았다.
너무너무 힘들고 죽고싶었고 죽이고싶었고 가슴아팠던 기억들은 어느정도 시간이라는 망각의 약에 의해 잊혀지고 있긴한것같다. 그치만 나쁜환경에서 자라온 나는 다르다. 아직도 아픔이 낫지 않았다. 나쁜환경은 나의 토양과도 같았다. 나는 거기에 깊게 뿌리를 내리고 살아와서 온몸에 그것들이 새겨져있는 것만 같다.
안좋은 기억은 점점 희미해져 가지만,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지 못한 나의 정신과 마음은 치유받지 못했고, 그것들은 나에게 나쁜습관처럼 쉽게 자리잡아서 아직까지도 나를 괴롭히고 인생이 삐걱거리게 만든다.
그나마 요즘은 매체가 다양해져서 책이나 다른사람들의 sns나 동영상 채널들을 통해서 내가 왜 이런가에 대한 약간의 물음을 스스로 풀어가고 있다.
내가 그렇다고 정신과의사나 심리학자는 아니기때문에 제대로 고치진 못하고있다.
내가 어린시절에 받지 못한 케어로 인해 계속해서 괴롭힘을 받기 싫고 허구의 독립이 아닌 제대로된 독립을 하고싶고 못되고 치졸한 사람이 아니라 성숙하고 인정할줄 아는 멋진 어른이 되고 싶기에 내 상처를 고치려고 어렵지만 고군분투중이다.
연애, 친구, 사회생활, 일상생활 등을 통해 내가 느끼는 예민함과 이상한 고집들을 스스로 밝히고 명명해 나가며 나름대로 고쳐가려고 하고 있다.
내가 나를 이해시켜가며 다음엔 다른방식으로 생각하거나 행동하자고 다독인다.
내가 부모에게 받지 못했던 것들도 스스로에게 하는게 큰 도움이 된다기에 스스로 다독이고 잘못된건 고치라고 셀프성장중이다.
상담을 받으면 좋아지겠지만 스스로도 할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일단 내 나름대로 노력 중이다.
난 멋지고 바른 어른이 될 것이고 된다고 믿는다.
2022.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