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에서 기대를 하는 것은 독이 됩니다.
상대가 누구이냐는 상관이 없습니다.
부모, 배우자, 자녀, 친구, 직장동료 등.
무엇인가를 기대하게 되면 화가 나거나 실망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화를 내고 실망을 표현하게 되면 상대에게 전해지는 메시지는
"너에게 관심이 없다. 오직 내 기대가 만족되는지에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라는 것뿐입니다.
아이들에게 화가 나는 이유는 모두 부모의 기대에 있습니다.
문경에코랄라에 갔던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이랑 행복한 추억을 만들고 아이들도 재미있게 지내고 싶다는 기대를 가지고 갔습니다.
첫째 아이는 밖에서 놀고 싶고
둘째 아이는 유아방에서 놀고 싶다고 떼를 쓰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첫째 아이는 이미 떼를 써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잘 배웠습니다.
그래서 둘 째아이가 떼를 쓰는 동안 얌전히 옆에서 기다려 주었습니다.
둘 째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이렇게 말합니다.
"떼를 썼기 때문에 유아방에는 가지 않아."
최선을 다해 사랑과 친절함을 담아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떼를 쓰고 있는 와중에는 아무런 대화가 통하지 않습니다.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건물 밖 나무 아래에서 아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힐끗힐끗 쳐다봅니다.
"우는 아이, 부모가 뭔가 단단히 잘못하고 있는데 틀림없어."라는 목소리가 제 귀에 들리는 듯합니다.
화가 나고 답답한 마음을 다 잡습니다.
떼를 써서 해달라고 하는 걸 다 해주면 아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떼를 쓰면 원하는 것을 얻어 낼 수 있구나.'라는 교훈뿐이라는 것을 압니다.
떼를 쓰지 않도록 화를 낸다고 한 들 아이는 '나는 사랑받지 못한다. 내가 뭔가 잘 못해서 엄마가 화를 내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더 크게 울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잘 알 고 있습니다.
계속해서 마음을 다잡습니다. 내가 조금이라도 화가 나고 답답한 표정과 제스처만 보이더라도 아이들은 그 모든 감정을 고스란히 느낍니다. 최선을 다해 심호흡도 해봅니다.
'나는 잘하고 있어. 떼를 쓰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어서는 안 돼. 아이에게 도움이 되지 않아.'
아이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20여분이 1시간처럼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20분이 지나자,
둘째가 말했습니다.
'떼쓰기 끝났어. 엄마.'
떼쓰기가 끝난 아이를 꼭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말해주었습니다.
"떼쓴다고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어. 사랑해."
아이의 떼쓰기가 끝나고 나서야 다시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떼쓰기 한번 끝으로 이후에는 떼쓰기가 없었습니다.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아이의 행복한 웃음과 추억을 만들 기대는 산산조각이 납니다.
그리고 떼를 쓰는 아이가 원하는 것을 다 해주어야 할지,
떼를 쓰지 않도록 훈육을 해야 할지 혼란스러워하다가
재미있게 놀려고 왔으니까 그냥 해주지 뭐.
라고 생각하면서 원하는 것을 해주고 맙니다.
혹은 떼를 쓰지 않도록 아이에게 소리를 지르고 화를 냅니다.
"도대체 너는 뭐가 문제니?"
1. 부모의 화를 온전히 받아버린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2. 떼를 써서 원하는 것을 얻어낸 아이는 '아, 떼를 쓰면 원하는 것을 얻어 낼 수 있구나.'라는 교훈을 얻습니다.
둘 다 행복한 결과는 아닙니다.
행복한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는 미리 이전부터 떼를 쓰지 않는 법을 가르쳐야 합니다.
떼를 써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입장권 만원이 아까워서 테마파크를 떠나지 못했습니다.
다음에 떼를 쓴다면 돈이 아깝더라도 어디에 있던지 그곳을 나와버릴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