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준비하는 이별

by 도로미

37도 육박하는 요즘 같으면 출근할 때, 혼자 집에 둬야 하는 뚱이가 걱정됩니다.

온 집안의 창문은 다 열고 두대의 선풍기를 돌려놓고 나서지만

한낮의 뜨거운 공기를 한 번씩 느끼다 보면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좀 유난스럽게 보일 수도 있을 거 같아 독자님들께 무척 조심스럽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다 커서 각자 생활을 하고 저만 정읍에 내려와 뚱이랑 둘이 살다 보니,

평생 나를 기다리는 뚱이에게 의지되는 건 어쩔 수 없더라고요
그래서 퇴근시간이 되면 얼른 하던 일을 마무리하고 서둘러 집에 갑니다.
정읍이라 그런지 퇴근길 차량이 적당히 있어 만족스럽게 달려가지만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반갑게 장난감을 물고 꼬리를 흔들며 나를 반겨주는 뚱이를 보면

들고 있는 가방을 내려놓고 뚱이를 안아 듭니다.

참 이상하지요! 그 옛날 퇴근 후 뛰다시피 어린이집에 가면

나만 기다리는 어린 아들들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합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저는 뚱이 없으면 많이 힘들 것 같습니다.

껴껴히 쌓인 뚱이와의 추억이 너무 소중해서

그리고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도

계속 나를 기다리게 해야 할 것 같아서

많이 미안하기만 합니다.


나중에 뚱이가 없을 경우를 염두에 두고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하는데,

그게 잘 될지, 자신이 없어집니다.

뚱이와 산책하던 그 많은 길들, 캠핑장에서 보낸 하루들,

목욕을 싫어하는 뚱이를 달래고 드라이 말리는 그 모습들도

슬픈 추억일테니 더욱 마음이 미어지기만 합니다.


뚱이의 무조건적인 사랑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기에

그 아이의 보송보송한 털과 발바닥 고소한 냄새가

너무 익숙하고 좋아서 가만히 눈물이 나네요!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드는 시간

익숙하게 “뚱아” 부르면 탁탁탁 울리는 발걸음소리,

특유의 조커 같은 웃음으로 침대에 뛰어오르는

그 아이의 모습을 계속 눈에 그리고 맘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지금 곁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해 사랑해 줄게!

그리고 엄마가 더 나중에 주님이 부르시는 날이 오면

그땐 꼭 뚱이가 꼭 마중 나와줘! 부탁해”


저는 매일밤 뚱이에게 이렇게 당부합니다. 그렇게 저는 미리 이별 연습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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