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뚱이다!

4. 첫날밤

by 도로미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집 문이 열렸다.

새로운 냄새들이 코로 밀려왔다.

나중에야 알았다. 그 냄새가 된장찌개 냄새라는 것을.

나는 작은 아파트 안으로 들어왔다.


핑크색 방석. 핑크색 밥그릇. 핑크색 배변판.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어쩐지 따뜻했다.

나는 배가 고파 사료를 허겁지겁 먹었다.


그리고 그날 밤. 잠이 오지 않았다.

혹시 내가 잘못하면 이 사람들이 나를 버릴까 봐 두려웠다.

그때 날 낳아준 엄마의 말이 떠올랐다.

"내가 싼 똥은 먹어서 흔적을 없애야 해! 그래야 사람들이 널 좋아할 거야."

그래서 나는 배변판에 똥을 싸고 그걸 먹어버렸다.

그리고 엄마를 바라보며 잘했다는 칭찬을 듣고 싶었다.


그러나 엄마의 얼굴은 충격으로 굳어 있었다.

"어머… 얘가 똥을 먹었어…"

엄마는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는 내 옆에서 안절부절못하고 서 있었다.

"엄마… 뚱이 왜 그래…?"

엄마는 바로 펫샵에 전화를 걸었다.

"저기요… 오늘 낮에 데려온 시츄가… 똥을 먹어요…"

잠시 침묵이 흐른 뒤 펫샵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간혹 그런 강아지들이 있어요. 태어난 곳에서그런 습관이 생긴 경우도 있어요.

사료 잘 주시고 사랑으로 키우시면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


엄마는 한숨을 쉬며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나를 내려다보았다.

오빠는 여전히 불안한 얼굴로 나와 엄마를 번갈아 보고 있었다.

나는 가만히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정말 무서웠다.

혹시 나를 다시 돌려보내는 건 아닐까.


그때 엄마가 나를 조심스럽게 안아 올렸다.

"뚱이는 우리랑 계속 살 거야."

그리고 나에게 말했다.

"앞으로 많이 사랑해 줄게."

불안해하는 오빠 얼굴이 그제야 환하게 풀렸다.


나는 그 순간 알았다.

나는 진짜로 이 집 가족이 된것을

그리고 평생 내가 엄마를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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