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엄마의 선택
뚱아! 돈 벌고 올께~
라는 말로 하루를 시작하던 엄마가 오늘은 집에 있다.
난 이제 엄마가 쉬는 날이 어떤지 안다.
돈 벌러 가지 않는 날이면 엄마는 여기저기 청소를 한다.
오빠가 벗어놓은 옷을 꺼내고, 구석에 쑤셔 넣어둔 것들도 찾아낸다.
엄마는 정말 다 보는 것 같다.
잠을 더 자겠다고 투덜거리는 오빠에게
엄마는 밥 먹고 자라고 말한다.
난 그게 잘 이해되지 않는다.
지저분하게 사용하는 오빠방도 엄마가 치워주는데..
엄마는 가만히 앉아 내 이마에 뽀뽀를 해준다.
익숙한 냄새.
그런데 오늘은 손끝이 조금 다르다.
평소에 깨끗한 물과 사료를 챙겨주는 엄마는 오늘은 아무것도 주지 않는다
난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비어있는 밥그릇이 야속하기만 하다
“미안해 뚱아 오늘은 굶어야해!.”
엄마의 목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잠깐 스친 얼굴이 낯설다.
하지만 곧, 익숙한 미소로 돌아온다.
“뚱아, 산책 가자.”
엄마는 종종 나를 아파트 뒤 공원으로 데려간다.
그곳엔 여러 친구들의 냄새가 남아 있다.
그 냄새를 따라 걷는 시간이 나는 좋다.
엄마는 내가 멈춰 설 때마다 가만히 기다려준다.
그런데 오늘은 다르다.
리드줄이 조금 당겨진다.
발걸음이 자꾸 앞으로 끌린다.
차에 올라탄다.
익숙한 길이 아닌 방향으로 차가 움직인다.
“어제 전화로 예약한 뚱이에요.”
엄마의 목소리가 조금 낮다.
코를 찌르는 알코올 냄새가 공간에 가득하다.
낯선 손이 나를 들어 올린다.
나는 몸을 조금 웅크린다.
바닥을 딛고 싶어 발을 움직여 보지만 공중이다.
“잘 선택하신 겁니다.”
낯선 목소리가 들린다.
엄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잠깐 나를 내려다본다.
내 눈을 오래 보지 못하고 고개를 돌린다.
“뚱아, 엄마가 데리러 올게.”
문이 닫힌다.
부드러운 손길이 등을 쓸어내린다.
뒷다리 하나가 따끔하더니 몸에 힘이 빠진다.
눈이 천천히 감긴다.
눈을 뜨니 배가 묵직하다.
움직이려다 멈춘다.
고개를 돌린다.
엄마다.
“수술은 잘 된 거죠?”
엄마의 눈이 살짝 젖어 있다.
“아주 잘 됐습니다.”
낯선 사람이 무언가를 보여준다.
엄마는 날 보지 못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
엄마가 나를 꼭 안는다.
어깨가 조금씩 흔들린다.
“뚱아… 미안해.”
그 말이 짧게 떨어진다.
나는 엄마 얼굴에 닿는다.
혀로 천천히 눈물을 핥는다.
짠 맛이 난다.
괜찮다.
집에 돌아와 오빠가 나를 쓰다듬는다.
“아팠지…”
그 손이 조심스럽다.
그날 밤,
엄마는 나를 품에 안고 가만히 등을 쓸어내린다.
손길이 오래 머문다.
나는 눈을 감는다.
엄마 숨소리가 위에서 내려온다.
오늘도 나는 엄마의 품에서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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