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산책은 뚱이와의 약속
<<뚱이 나의 딸>>시리즈는
저와 반려견 뚱이의 10년간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 정기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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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된 뚱이에게
제가 제일 먼저 해준 건 산책이었습니다.
기억은 흐릿하지만, 누군가 그러더군요.
“강아지에게 최고의 선물은 산책을 자주 시켜주는 거예요.”
‘뭐 그까짓 게 뭐라고...’
저도 운동할 겸 하지 뭐, 하는 마음이었죠.
가슴줄을 채우고, 휴지와 배변 봉투를 들고
뚱이와 함께 걷기 시작한 그 길.
그 산책이 쌓여
어느새 10년의 시간이 흘렀고,
이사를 세 번 하다 보니
사는 곳마다 뚱이와의 산책은
저의 일상이 되어 있었습니다.
산책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반응은 제각기 달랐습니다.
“어머! 너무 귀여워요.”
하며 다정히 말을 거시는 분도 있었고,
슬금슬금 피해서 갈 길을 재촉하는 분도 계셨죠.
한 번은,
넓은 챙모자를 쓴 깡마른 여성분이
뚱이를 보며 말했습니다.
“나는 네가 이렇게 돌아다니는 게 너무 싫어.”
그리고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쌩— 하고 가버리셨습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그땐 말문이 막혀 아무 말도 못 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참 어이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기억에 남습니다.
맞아요.
모든 사람이 반려동물을 좋아하지는 않죠.
그래서 저 같은 반려인은
더 많은 신경을 씁니다.
뚱이가 좋아하는 산책을 위해
늘 목줄을 단단히 채우고,
배변도 깔끔히 치우고,
어린아이라도 마주치면 혹시 무서워할까
뚱이의 줄을 더 조심스레 움켜쥡니다.
뚱이는 사람을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사자를 닮은 시츄,
그중에서도 뚱이는
기분이 좋을 땐 입가가 씩,
웃는 듯 올라갑니다.
꼬리를 시계처럼 흔들고,
사람이 보이면 고개를 갸웃하다
느닷없이 다가가 인사를 건넵니다.
그럴 땐 제가 얼떨결에 사과하곤 하죠.
“아이고, 죄송해요. 갑자기 애가 끼어들었네요.”
하지만 다행히도 대부분 분들은
웃으시며 “괜찮아요~ 귀엽네요”
하고 말해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산책길이 참 즐겁습니다.
속상한 날도 가끔 있지만,
뚱이와 걸어가는 그 길에서
유난히 따뜻하게 인사해 주시는 분들,
미소를 건네며 발걸음 멈춰주는 분들을
만나게 되니까요.
집 안에 갇혀
저의 퇴근만 기다리는 뚱이를 보며
저는 매번 약속합니다.
“뚱아, 엄마 힘들어도
산책은 꼭 하자. 사랑해.”
그러면 뚱이는
꼬리를 붕붕 흔들며
‘얼른 가자!’ 하고 저를 올려다보죠.
씩 웃는 그 얼굴에
저도 따라 웃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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