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사랑받는다는 것
<<뚱이 나의 딸>>시리즈는
저와 반려견 뚱이의 10년간의 따뜻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 정기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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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주말
나는 뚱이와 나란히 누워 말하곤 한다.
“내일은 우리, 용산공원 가자.”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뚱이는 꼬리를 마구 흔들며 들뜬다.
마치 내일이 오늘인 것처럼.
정읍 첨단지구에 있는 용산공원.
인공호수 위, 거대한 용 조각상이 발톱을 드러내며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그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면,
수호자처럼 자리한 용들이 길을 안내하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나와 뚱이는
그 장엄한 상징을 지나
호수 건너편의 작은 동산으로 향한다.
토요일 이른 아침,
사람 하나 없는 고요한 산길을 걷는다.
나무와 이끼가 전해주는 고요함이
하루의 시작을 다정하게 감싸준다.
나는 조심스럽게 뚱이의 목줄을 풀어준다.
이곳은 한적하고,
무엇보다 뚱이는 누구보다도 순한 아이니까.
우리가 마주치는 이들 대부분이
“아이 참 착하네요” 하며 웃어주시곤 했다.
도시에서는 상상도 못 할 자유.
하지만 이곳에선 가능한 마법 같은 순간.
뚱이는 신난 토끼처럼 이곳저곳을 뛰어다닌다.
코끝에 닿는 모든 냄새를 맡고,
발밑에 스치는 흙을 사랑스레 밟는다.
나는 그 아이의 뒤를 조용히 따라간다.
가끔 이름을 불러 방향을 돌려놓기도 하며.
이게 바로 주말 아침의 평화 아닐까 싶다.
햇살은 따사롭고, 하늘은 청명하고,
주중 내내 혼자 있던 뚱이는
세상이 내어준 자유를 누리며 웃고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언제부턴가 뚱이는
내가 따라오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내 걸음이 느려지면
한 곳에 조용히 앉아
나를 기다린다.
그러곤 천천히 다가온다.
“엄마, 여기 흙냄새 너무 좋아요.”
“엄마, 나 지금 너무 행복해요.”
“엄마, 사랑해요. 날 데려와줘서 고마워요.”
그 아이는 말하지 않아도
나는 뚱이의 언어를 안다.
그 울림이 내 마음을 울리니까.
자식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는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진다.
뚱이는 매일, 그런 기쁨을 내게 안겨준다.
사랑을 온전히 받는다는 것.
나는 뚱이를 통해 매일 느낀다.
아침, 미안한 마음에 “잘 있어” 하고 나서면
뚱이는 꼬리를 흔든다.
“엄마, 잘 다녀와요. 나 혼자서도 괜찮아요.”
퇴근 후 도어록을 누르기 전,
이미 들려오는 뚱이의 반가운 짖음.
“엄마, 나 오늘도 잘 있었어요! 잘했죠?”
그 아이의 온기는
집안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다.
뚱이가 있는 집은
그저 돌아오는 공간이 아니라
‘나를 기다려주는 마음’이 있는 곳이다.
혼자가 아닌 집.
텅 빈 공간이 아닌, 사랑이 있는 집.
그 안도감이 주는 따뜻한 행복.
그게 바로 뚱이가 내 곁에 있다는 기적이다.
밤이 되면 나는 뚱이를 부른다.
“뚱아, 엄마한테 와. 같이 자자.”
복슬복슬한 우리 뚱이를 안고
그날의 마지막 페이지를
포근히 덮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