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 와”와 새끼 고양이

집 나간 고양이 귀환

by 도로미

한참 일하는 오후 시간.
직원 한 명이 격양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과장님! 집 나갔던 고양이가 새끼랑 같이 창고에 있어요!”

너무 반가운 나머지 하던 일도 팽개치고 얼른 직원 뒤를 따라나섰다.

회사 정문 옆 허름한 창고 구석에, 집 나간 고양이가 있었다.
우리는 그 녀석을 ‘이리 와’라고 부른다.
대표님이 항상 “이리 와!” 하고 부르던 게, 그대로 이름이 된 것이다.

한동안 보이지 않아 불안했었는데
설마 로드킬은 아니겠지, 마음속으로 수없이 부정했던 상상들이
그 순간 눈 녹듯 사라졌다.

“나 왔어. 잘 있었지? 나 아기 데리고 왔어.”

야옹거리며 새끼 고양이를 핥는 ‘이리 와’
그 모습이 어찌나 반갑고 기특한지,
나는 얼른 챙겨 온 츄르를 조심스럽게 뜯어 주고,
눈으로 새끼 고양이를 살폈다.

눈도 뜨지 못한 노란 털의 작은 고양이.
어미와는 다른 색이니, 아마도 아빠를 닮았나 보다.

“근데 과장님, 왜 한 마리뿐이죠? 보통은 세네 마리 낳지 않아요?”
직원의 말에 나도 갸웃했다.

“이리 와, 다른 아기는 없어? 이 아기만 데리고 온 거야?”

이리와는 대답 대신 말없이 날 바라보기만 했다.
혹시 다른 새끼들도 있으려나 싶어 며칠을 기다렸지만,
이리와는 더 이상 아무도 데려오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새 식구 하나를 맞이하게 되었다.

정읍으로 내려온 지 2년.
그 사이 많은 고양이들이 다녀갔고, 사라지기도 했다.
로드킬 소식이 들릴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누군가 품어주는 사람들이 있어 참 다행이었다.

오늘도 ‘이리 와’와 새끼는 창고 구석,
서늘한 그늘 아래에서 젖을 먹고 있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내 마음 한편이 살짝 놓인다.

그런데 그때,
커다란 지입차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하필이면 그 타이밍에, ‘이리 와’가 무심히 차 앞으로 튀어나간다.
“아이고 이리 와야… 제발 그렇게 다니지 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고 내 걱정이 이 철부지 어미에게도 닿을 수 있다면.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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