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이 필요한 순간

새끼 고양이 구조

by 도로미

한낮의 푹푹 찌는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오후,

모두가 일에 집중하고 있던 시간이었다.

갑자기 직원 하나가 놀란 듯 뛰어들어왔다.

"과장님! 새끼 고양이가 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어요! 어떡하죠? “

덩치 큰 직원의 걱정 어린 얼굴에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장으로 달려가보니, 아직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듯한 새끼 고양이가

줄에 목이 감겨 몸을 가누지도 못한 채 버둥거리고 있었다.

커다란 눈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고,

온몸에 긴장이 가득한 채 발톱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아이고, 이 녀석. 무섭지 않게 할게. 잠깐만 참자. “

버둥대는 작은 몸을 조심스레 붙잡아 줄을 잘라내고 보니,

목덜미엔 노끈 자국이 깊게 파여 있었다.

많이 아팠겠구나. 직원과 함께 약통을 꺼내 붉은 약을 상처에 바르고,

호호 불어가며 조심스레 손을 댔다.

처음엔 경계하던 새끼 고양이도 이내 얌전히 치료를 받았다.

"아침부터 어미가 제 주변을 계속 어슬렁거리더라고요.

새끼가 저렇게 있으니,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 게 아닐까요? “

직원이 조심스레 말하며 새끼 고양이를 쓰다듬었다.

그 손길에 나도 모르게 마음이 저려왔다.

34도를 넘는 폭염 속에서, 이 작은 생명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리고 그 곁에서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채 애타게 바라보았을

어미의 마음은 얼마나 타들어갔을까.

츄르를 조심스레 내밀자 고양이는 배가 고팠는지 허겁지겁 먹기 시작했다.

상처가 조금 가라앉은 듯해, 어미를 찾아주려 문을 열었는데

그곳엔 이미 어미 고양이가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 눈빛이 말했다.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새끼를 살려주셨군요. “


말 한마디 없었지만, 어미의 눈은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어미는 조심스레 새끼를 물고 자신의 보금자리로 돌아갔다.

자리로 돌아와 다시 일에 집중하려 했지만,

자꾸만 그 장면이 떠올랐다.

목줄에 묶인 채 발버둥 치던 아기의 몸짓과,

애타게 주변을 맴돌며 도움을 청하던 어미의 모습.

그리고 우리가 해줄 수 있었던 조그만 손길.

살아간다는 건,

어쩌면 서로의 약한 울음에 귀를 기울이는 일이 아닐까.

주말을 앞둔 금요일 퇴근길. 다시 고양이 가족이 보였다.

야옹거리며 어미를 따라가는 작은 새끼의 뒤뚱거림에 미소가 번졌다.


“잘 살아줘서 다행이다. 부디, 행복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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