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세계일주
안내데스크에서 지도와 지하철 노선표를 얻으려고 했다. 공항경찰인가 하는 사람이 아주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었다. 비록 딱딱한 영국식 발음이지만 계속 그리스식 영어 발음에 지쳤던 나는 제대로 된 영어 발음이 반가웠다. 회사 레이오버 호텔인 메리어트로 가는 길을 물었다. 그랬더니 그 안내인이 자기 처제가 그 호텔 마케팅 쪽에 근무한다고 했다. 외국인들도 자기 가족 누구가 어디 있다 얘기하는 것이 비슷하구나 싶었다. 물론 메리어트 호텔로 간다니까 반가워서 하는 말이겠지만... 호텔로 가는 직행 버스는 한 번에 가서 편리하지만 굉장히 비쌌다. 반면 지하철을 이용하면 2번 갈아타고 시간도 더 소요되었다. 그러나 가격은 훨씬 저렴했다. 지하철로 가기로 했다. 공항은 지하철로 연결이 되어있다. 영국 지하철은 오래되어서 낡고 열차칸이 좁았다. 지하철 시스템은 우리와 비슷했다. 일단 지하철에 앉았다. 옆에 신문이 놓여있길래 심심해서 봤다. 그런데 헤드라인으로 테러 위협에 관한 기사가 났다. 순간 무서웠다. 제발 무사히 영국에 있을 동안 지켜주소서! 갈아타고 길을 물어 물어 호텔에 도착했다. 영국의 날씨는 정말 듣던 대로 우중충하게 흐린 회색빛의 날씨였다.
너무 피곤해서 잠깐 눈을 붙이고 주변을 돌아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잠을 청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일어나 보니 다음날 아침이었다. 미코노스에서 제대로 잠을 못 잔 후유증으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해야만 했다. 오후 3~4시경에 잠들어서 저녁 먹기 전 일어나 영국의 밤거리를 거닐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다. 너무나 허무하고 속상했다. 짧은 영국 일정이라 일분일초가 아까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