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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모험가 Nov 16. 2021

그리스 1 :  신화의 나라 그리스에 가다 1

퍼즐 세계일주

* 일정 : 2006. 8.6 ~ 8.13 (7박 8일)
* 장소 : 아테네, 산토리니, (낙소스/미코노스), 런던


8월 6일

드디어 신화 속의  미지의 세계로 멀게만 느껴진 그리스가 나에게 현실로 다가왔다. 모처럼 남편과  내가 길게 휴가를 낼 수 있게 되어 장거리로 여행을 생각하던 중 그리스로 정했다. 아름다운 산토리니의 모습이 인상적이고 낭만적이어서 결정하게 되었다.


그런데 성수기라 좌석 상황 때문에 비행 일정을  늦게 잡게 되었고 그러는 바람에 정작 여행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다. 평소 단거리를 가도 여행 준비를 철저히 하는 나였는데..

호텔 예약을 하지 못해 전날 밤 급하게 이메일을 보내야만 했다. 첫날 아테네에서의 호텔이 잘 잡히지가 않았다. 일정이 촉박한 데다가 하루 전에는 예약이 되지 않아서이다. 가격을 맞추어 내가 원하는 호텔을 예약하려니 더욱 어려웠다. 그리스 현지 호텔 사이트로 들어가 예약 가능한 호텔 하나를 택해서 메모를 보냈다. 밤늦은 시간이라 바로 회신이 왔다. 시차가 있어 그쪽은 낮이었나 보다. 감사하게도 MYRTO라는 호텔로 보냈는데 방 전망이 벽이 있어 좋지 않지만 조금 깎아준다고 그게 마지막 방인데 예약하겠냐고 답신이 왔다. 그래서 그 호텔로 정하고 하루씩만 예약을 했다. 현지 상황도 모르고, 만약 이틀씩 예약하고 그 호텔이 맘에 안 들면 그것도 괴로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산토리니에서 호텔 하나를 정해 그것도 메모를 보내니 답이 왔다. Kyxlandonisia라는 어려운 이름의 호텔이었는데 거기도 방이 있다고 답이 와서 거기로 예약을 했다. 런던은 우리 Layover 호텔(직원 호텔) Marriott 있어 거기로 예약을 확답받았다. 여행지에서 각각 하룻밤만 예약하고 그 이후는 현지에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더구나 산토리니에 가서 입을 하얀 원피스를 사려고 여행 전날 백화점 쇼핑에 너무 많은 시간을 써서 매우 피곤하였다. 누군가 산토리니를 다녀온 사진을 봤는데 하얀 원피스랑 너무 잘 어울려 나도 준비해 가야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쇼핑으로 지친 남편과 나는 집에 와서 부지런히 가방을 챙겼다. 우리 떠나는 거 맞아?


너무나 신기한 일이 있었다. 낮 12시 40분 프랑크푸르트행 비행기였는데 전날 밤늦게까지 호텔 예약과 여행 짐을 챙기느라 늦게 잠이 들었다. 그런데 자다가 TV 소리에 깜짝 놀라 잠이 깨었다. 내가 평소 즐겨보는 ‘걸어서 세계 속으로’라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토요일 10시에 시작한다. 그런데 그 프로그램 시그널 음악소리에 10시가 넘은 줄 알고 깜짝 놀라 일어났다. 그런데 새벽 6시였다. 전날 밤 TV를 켜놓고 잠을 잔 것이다. '이 시간에 왜  프로그램을 할까?' 생각해보니 토요일도 아닌 일요일 새벽이었다. 아마도 일요일 새벽에 재방송을 하는가 보다. 그 바람에 잠을 깰 수 있어 감사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날 여행지가 바로 그리스였기 때문이다. 그리스 크레타와 산토리니였다. 산토리니가 나올 때 곧 갈곳에 대한 기대가 더욱 부풀어 올랐다. 또한 정보도 얻게 되어 유용했다.

짐을 챙기고 공항버스를 탔다. 생각보다 빨리 공항에 도착하였다. 장장 11시간 20분이라는 긴 비행시간이 부담스러웠지만 아름다운 목적지를 생각하며 참았다. 가는 길에 준비한 그리스 관련 책들을 읽으니 시간이 금세 갔다.


드디어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하였다. 예전에 1997년에 유럽여행을 왔을 때도 프랑크

푸르트에서 트랜싯(Transit)었는데  언젠가 푸랑크프르트를 여행으로 다시 오고 싶었다. 연결 시간이 3시간가량 되기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연결 시간이 좀 길었지만 Transit desk 찾는데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올림픽 항공(OA)으로 갈아탔다. 또 4시간가량을 비행하려니 지치지만 11시간 20분을 이미 비행하고 나니 아무것도 아닌 듯했다.  


처음 타보는 올림픽항공 그리스 국적 항공사이다. 자리를 바로 줬다. 좌석배치를 수기로 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기내 서비스도 괜찮았고 비행기도 조금 흔들렸으나 괜찮았다. 그런데 참으로 재미있고 인상적이었던 게 착륙할 때 다 같이 박수를 치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안전하게 착륙한 것을 기뻐해서 박수를 친다고 한다.


드디어 아테네 도착! 밤 11시 40분. 너무 늦은 시간이라 호텔까지 가는 버스가 없고 택시로 가야만 했다. 택시를 타는 곳에 줄을 서서 순서대로 타게 되어 있었다. 바가지가 많아 흥정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냥 탈 수밖에 없었다. 목적지 호텔을 얘기하고 가격을 물으니 미터기로 측정한다고 했다. 호텔에 도착한 후 체크인을 하고 방으로 갔다. 호텔은 매우 낡고 냄새가 났다. 좁은 계단이 있고 바로 옆에 엘리베이터가 있는데 일반 방문 같은데 열고 들어가서 버튼을 누르니 덜컹거리고 올라갔다. 딱 2명 타면 꽉 차는 오래된 엘리베이터였다. 정말 옛날 영화에나 나올법한 것이었다. 방에 들어가니 너무 열악했다. 침대와 책상, TV, 에어컨 있을 건 다 있는데 냉장고가 없었다. 미니바에 전화번호가 있는 것으로 보아 전화하면 갔다주나 보다. 재미있다. 욕실이 매우 비좁고 특히 샤워하는 데가 비좁아 불편했다. 커튼을 쳐도 물이 다 새서 물바다가 되었다. 내일은 좀 더 좋은 호텔에서 묵기로 마음먹었다. 너무 피곤해서 씻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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