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 세계일주
어느 정도 가니까 인적이 드문 해변 바위와 풀만 무성한 곳에 다다랐다. 사람들이 없는 외딴곳이었다. 더구나 모래사장에 바퀴가 빠진 것이다. 순간 눈앞이 캄캄했다. 사람이 오는 곳이 아닌데 차는 움직이지 않았고, 차의 힘이 너무 약해 뒤에서 밀었는데도 전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속으로 ‘하나님! 도와주세요!’ 하고 기도했다.
정말 아찔한 경험을 한 우리는 잠시 쉬면서 놀란 가슴을 진정시켰다. 가다가 또 다른 비치를 봤는데 아까 본 곳보다 좀 더 크고 대중화되었다. 비치베드가 놓여있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고 있었다. 여기도 검은 모래였고 경사가 아까보단 완만하지만 썩 좋지는 않았다. 산토리니 해변이 해수욕하기엔 별로 좋지 않은 듯했다. 우리는 시간을 이미 허비해서 그냥 이아마을로 가기로 했다. 산토리니섬은 규모가 큰 피라 마을과 저녁노을이 아름다운 이아마을이 있다. 우리는 피라에서 묵고 있고 저녁노을을 보기 위해 이아로 갔다. 가는 길에 사거리에서 반대방향으로 와서 한때 우리 때문에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그 당시는 내비게이션이 없어 지도를 보며 길을 가는데 이아마을이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었고 가는 길도 험했다. 구불구불 S자 길이 많았다. 마치 설악산 가는 길과 흡사했다. 더구나 낭떠러지인데 펜스가 하나도 없었다. 초보운전에 자칫 잘못 운전했다가는 낭떠러지에 추락할 정도이다. 지금 생각하면 참 아찔하다. 가는 길에 멋진 경관들을 보며 산토리니의 또 다른 면을 봤다. 피라마을에서 저쪽 끝으로 이아마을이 보이긴 했으나 보이는 곳보다 훨씬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