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제페토보다 로블록스를 좋아하는 이유
자기 전에 아이가 어릴 때 친구랑 어떤 놀이를 했냐고 묻는다. 예전에는 컴퓨터나 스마트폰이 없었기에 고무줄놀이, 땅따먹기 등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딸 요새 어떤 놀이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아이는 학교에서 돌봄교실을 하고 집에 오면 5시다. 돌봄교실 다니지 않는 아이들을 학원에 가는데 친구들하고 방과후 같이 노는 일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만나지 않아도 놀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로블록스를 하는 것이다.
"엄마! 5시에 친구랑 로블록스를 하기로 했어요"
학교에서 집에 오자마자 하는 소리가 친구랑 로블록스를 하기로 했으니 그시간만 방해하지 말라고 일방적으로 통보를 한다. 요새 아이들 사이에 로블록스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오죽하면 친구랑 로블록스를 잘하기 위해 로블록스 하는 방법 영상 등 유튜브를 자주 보기도 한다.
로블록스는 혼자하는 게임이 아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친구들을 초대해서 게임을 한다. 친구가 바쁘면 혼자 놀이동산을 만들어서 다른 모르는 아이들이 자기가 만든 놀이동산에 와서 놀러가기도 한다. 난 이것을 보고 우리 아이가 제페토보다 로블록스를 좋아하는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구랑 노는 것을 인정하지만 시간이 문제다. 로블록스를 한번 하면 1시간, 2시간, 3시간... 제재를 하지 않으면 계속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4시 40분이고 5시 전까지 씻고 옷 갈아입고 컴퓨터 앞에서 자리 잡는다. 5시부터 친구랑 통화하면서 로블록스를 시작한다. 그러면서 "00아, 우리 어디로 갈까?"라고 시작한다.
아이의 전두엽이 걱정이 된다. 게임이나 스마트폰에 세상 모르고 계속하는 이유가 도파민 때문이란다. 사실 아이의 스마트폰이나 게임, 티비(티비도 유트브로 본다.) 등 자제가 안된다. 결국 문유숙의 '디지털 루틴의 힘'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아이가 로블록스 하는 자체가 이 아이들이 노는 방식이라는 것을 인정하란다. 단, 시간 통제는 부모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준다. 하루에 1시간으로 정해서 알람을 설정하거나 아니면 몇 분 남았다고 재공지를 알려주는 법도 있다. 아이면 아이에게 결정할 수 있게 로블록스를 하고 있는 아이에게 몇 분 더 하는지 물어보란다. 그러면 아이는 "15분 더 할게요."하면 저절로 아이에게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 주란다.
위의 방식대로 해보았다. 잘 되다가 주말에는 내가 자리에 비우면 2-3시간 기본이다. 결국 아이가 좋아하는 기회를 박탈시켜 버렸다. 약속을 어겼으니 일주일 동안 로블록스 사용 금지라고....
과연 로블록스 안할까?
역시 안한다. 근데 친구랑 1시간동안 통화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