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남편과 나는 프리랜서로 활동하였다. 고정적인 소득이 없었지만 사랑만으로 삶을 유지해 나갔다. 그러나 아이가 생긴 이후로 고정적으로 나가는 지출이 만만치 않아 서로 의논 끝에 내가 직장 다니기로 했고 남편이 아이를 키우기로 했다.
무슨 일을 할까 고민하다가 결혼 전에 어린이집에서 일한 경험이 있어 알아보는 중에 세종시에 아는 지인이 있어 일하기로 결정했다.
그 당시에, 내가 현재 거주한 지역은 서울 노원구였다. 직장은 세종시. 이동 거리가 160km이고 빠르면 2시간 20분 걸렸기에 출퇴근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가장이나 다름이 없었던 나는 가족 생계를 위해 마다하지 않고 일을 했던 거 같았다.
내가 일했던 곳은 세종청사 내에 있는 직장어린이집이라 관용버스를 타는 방법이 있었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 나는 노원역에서 관용버스를 타고 출근을 했다. 나도 사람인지라 간혹 늦게 일어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버스를 타고 전철을 타고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갔었다. 시간을 재보니 무려 2시간 20분...
출근은 그나마 낫다. 퇴근 시간이 되면 초조하다. 어린이집 근무시간이 6시 퇴근이 많지 않다. 정리하는 일이 많으면 7시에 퇴근 또는 당직이면 더 늦게 끝나기도 했다. 당직이 아닐 때는 6시 20분 관용버스를 타고 노원역에 도착을 하지만 7시에 관용버스를 타면 사당역에 내린다. 거기서 노원역까지 전철을 타고 다시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 도착하면 밤 11시가 되었다.
밤 11시에 집에 도착하면 아이는 남편 옆에서 쌔근쌔근 잠을 자고 있었고 문 소리에 남편이 일어나면 고생했다고 하고 어서 푹 쉬라고 한다. 대충 씻고 내일 출근을 위해 5시에 알람을 맞춰놓고 바로 잠을 잤다. 왕복 4시간 40분 출퇴근, 이런 생활을 무려 8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힘든 것보다는 생계에 어떻게든 버틴 거나 다름이 없었다.
내가 힘든 것을 하나님이 아셨는지, 남편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여 지금까지 나와 아이를 위해 생계에 책임을 지고 있다. 가끔 세종시에서 연락이 온다. 혹시 일할 의향이 있는지.. 글쎄다. 지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