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없이 수평선 너머로 쏟아졌어요
순식간에 땅과 하늘의 개념이 뒤바뀌어요
끝없는 낙하에 손끝이 중력을 거슬러요
애처로운 그 끝을 향해 팔 뻗는 이가 없더랬어요
처절함이 단숨에 숙연함으로 변모해요
느리게 눈을 감고 온몸으로 중력을 느껴요
그러다 보면 익숙해져요
그래서 눈을 뜨잖아요
주변이 온통 별 밭이에요
황홀경에 넋놓고 눈에 주워 담기도 잠시
등어귀가 간질거려 손을 뻗어 더듬거리니
보드라운 것이 손끝을 쓰다듬어요
그제야 깨달았어요
있잖아요 나는 날 수 있었던 거예요
그러니 이건 추락이 아니라
비상이었던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