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화에게
삼월 초
봄인 듯 봄이 아닌 듯
차가운 바람이 분다.
오늘도 너는 내게 말을 건넨다
춥다고
바람분다고
귀찮다는 내게
괜찮다고
할 수 있다고
오늘도 너는 내게 말을 건넨다.
너와 함께 하는 길
점퍼를 입고
목도리를 하고
운동화를 신었다.
오늘도 너와 함께 걷는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소리와 구름에 가렸지만
따사로운 햇살과
깊은 산속 나무를 쪼는 주황색 깃털의
딱따구리의 소리와
이 모든 것을 누리게 해 준 너
오늘도 너는 내게 말을 걸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