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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ath

 나는 당신이 오직 코로 숨 쉬기 바란다   


제임스 네스터의 책 Breath : The new science of a lost art  2020년 5월에 출간, 논픽션 분야 베스트셀러이다.  한국에 번역본도 나온 것 같다. 나름 재미있게 읽고 유용한 내용이어서 혹시 비염, 고혈압, 축농증, 기관지염, 수면 무호흡증으로 고생하시는 분이 있으면 참고하시면 좋겠다.   

이우정 [ 나는 당신이 오직 코로 숨 쉬기 바란다 ]와 일맥상통 一脈相通한다.  다음 내용들은 과학적 사실만 나열하면 너무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에 나만 의 해석과 각색 및 약간의 재미를 붙였다.


1. 코가 막히면 입으로만 숨을 쉬여야 하기 때문에 잠을 잘 때 입안이 마르고 몸에서 수분이 생각보다 많이 빠져나간다. 몸에 수분이 부족해지면  밤에 목이 말라 자다가 깨서 물을 마셔야 한다. 더 나쁜 건 입으로만 숨을 쉬면 대부분 수면무호흡증이나 이와 비슷한 질이 안 좋은 수면을 하게 되는데 이때 몸에서 항이뇨작용을 하는 vasopressin이란 호르몬이 뇌하수체에서 분비가 현저히 줄어든다. ( 굳이 잠도 깊이 안 오는데 소변을 참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  물까지 많이 마셔서 방광이 터질 것 같은데 말이다. "그만 자고 빨리 화장실 가라고" )  

이 때문에 자주 잠에서 깨어나게 돼 양질에 수면이 못 이루어지고, 수면하는 동안 세포재생이 잘 안 되어 장기적으로 몸의 면역력은 더 악화된다. 그럼 비염이 더 심해지고 코가 더 막힌다. 악순환이다.

  

2. 인디언 전사들은 이빨을 보이며 웃을 때 악의정령이나, 안 좋은 기운이  입을 통해 들어올 수 있다고 믿는다. (이빨 보이기만 해?  늬들  강냉이 다 뽑아 버릴까 보다 )  어릴 때부터 코로만 숨을 쉰다.  부족사람 중 어떤  누구도 부정교합이나 비뚤어진 치아가 없다. 코도 오똑하다. 키도 남녀 평균 180 ( 코로 숨만 쉬면 180cm 되는겨 ? 난 너무 늦었지요? )


3.. 티베트의 승려들은 추운 겨울에 얇은 옷 한 벌 입고 긴 날숨 호흡으로 뜨거운 에너지를 만들어 온몸이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린다.  (그러길래 솜 많이 들어간  옷 한 벌 맞춰 줬으면, 내가 이렇게 까지 눈밭에 나와 투정 부리며 시선 끌겠냐?  나 공짜 좋아해. 그래서 잔병 없이 아주 오래오래 살아. 그래도 밥은  끼니때마다 꼭 줄거지? 밥도 먹어야지 숨만 쉬고 어떻게 사냐? ) 코로 쉬는 날숨 호흡만으로 체온을 올리수 있다는 건 신진대사와  면역력을  자기 의지로 향상할 수 있는 고도의 자기 조절 능력이다.   


 4. 사무라이들은 전쟁 나가기 전 깃털을 코앞에 두고 깃털이 움직이면 전쟁에 참전하지 못하게 한다. (너 데리고 전쟁 나갔다간 너 죽고, 나 죽고, 우리 모두 죽을 수 있다고. 너 하나 때문에 우리 편들 사기 떨어져, 숨도 제대로 못 고르는 놈이 뭘 한다고.   폼 잡지 말고 그냥 집에서 반신욕 하고 있어 코가 뻥하고 시원해질 거야. 이참에 온천탕 운영 하는 것도 괜찮아, 칼 휘둘러 사람들 해치는 것보다 나아. ) 최대한 천천히 코로 날숨을 쉴 수 있어야 정확한 상황 파악과  0.01 초의 진검 대결에서 고도의 집중력을 이용해 상대를 제압할 수 있다.


5. 아베마리아, 석가모니불, 관세음보살, 옴마니반메훔, 지심귀명례 5.5초 들숨과 날숨 (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리듬 타고 뱃속 깊은 곳에서 내는 소리는  온몸을 흔들며 목청과 콧속을 울리면서 나가는 소리이다. 단체로 하면 내 목소리가 다른 사람 목소리와 합쳐져 우리 모두가 한 몸이 되는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 이거 완전 중독이에요 )  


로키는 미스 에스페난드양이 키우는 11살 된 코카 스파니엘 남자애다. 중성화 수술을 안 해서 너무 공격적이다. 진료실에 들어오면 무조건 나와 직원들을 물려고 해서 , 항상 입마개 muzzle을 하고 오는데.  3 개월 전부터 양쪽 콧구멍으로 진한 녹색 콧물이 나와서 항생제와 콧속에 넣는 물약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 문제는 전혀 나을 기미가 안 보인다. 오늘은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입마개를 풀어 입안을 보여 달라고 했다. 양쪽 송곳니가 썩어서 피고름이 나고 있다. 송곳니 뿌리가 있는 부비동에 고름이 차서 그동안 진한 녹색점액이 콧물처럼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 로키 위쪽 송곳니 둘 다 뽑아야겠어요. 안 그럼 코에 녹색 고름 안 없어질 것 같아요 "

"오케 "

치석제거하면서 위에 송곳니 둘을 뽑았다. 구멍에서 신선혈과 피고름이 섞여 콸콸 나온다.

'괜찮겠지 '


1주일이 지나서 로키가 리첵을 하러 왔다.

녹색 콧물도 사라지고 로키가 짖거나 으르렁대지 않는다.


1. 송곳니 뺀 데가 아직 너무 아파서 공격할 생각조차 못한다. ( 밥도 잘 못 먹겠고, 이 뽑은 데가 아직 얼얼해 , 너 공격하기도 귀찮다. )


2. 썩은 이가 빠져서 너무 개운하고, 고마워서. ( 마취했어도, 나 약간 정신이 있었거든. 너 열심히 하더라고, 고마웠어. 그래서 네가 내 입에 손 깊이 넣었을 때도 안 물었어. 이제 서로 빚 없지. 퉁치자: We call it even! )


3. 입으로 숨쉬기를 하지 않고 코로만 숨을 쉬기 때문에 차분해지고 사리 분별력이 생긴 것 같다. ( 코로 숨 쉬니까 산소가 내 뇌세포로 많이 가더라고. 난 이제 득도 得道 한 것 같아. 머리도 좋아졌잖아. 너도 코로 날숨만 쉬는 것 같더구먼,  조만간 좋은 소식 기다리게. 서로 말 통하는 거기서 보자.  천국, 천당, 극락왕생, 낙원- 뭐 착한 일 하고 , 도道 깨우친 사람들만 가는 그런데 있잖아  )


4. 원래 착한 애였는데 그동안 치통으로 성격이 괴팍했던 것뿐이다. ( 나 원래는 성격이 밝은 애야 )


5. 지심귀명례 (부처님께 나의 이 목숨을 바치나이다 ) , Ave Maria 아베마리아 ( 천사의 인사)!

 코안에 Sinusitis 부비동염이 아니고 nasal tumor 부비동 암덩어리가 있었나 보다. 송곳니를 뽑으면서 종양덩어리도 터져서 같이 나온 것 같다. 최악의 시나리오였다가 극적으로 해피엔딩이 된 케이스다.

 (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가 살아 돌아오니까, 너무 억척스럽게 살 필요 없더라. 너를 비롯해 모든 생명체를 사랑하기로 했어 )


최근에 제임스 네스터의 책 Breath를 읽어서 아직 까지 그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나는 3번이 가장 맞는 정답이라고 우기고 싶다. 너무 억지스럽지 않은가?  작가의 상상력은 이럴 때 진가를 발휘한다고 배웠다.


오른손 중지로 오른쪽 코를 막고 왼쪽 코로 5초간 숨을 마시고 5초간 숨을 멈춘 후

왼손 중지로 왼쪽 코를 막고  오른쪽 코로 5초간 숨을 내 쉰 후 5초간 멈추고 나서 다시 5초간 숨을 들이쉰 후 5초 멈추고  오른손 중지로 오른쪽 코를 막고 5초간 숨을 내쉬면 한 세트가 끝난다. 이를 20번 정도 반복.

밤에 잘 때 입에 테이프를 붙이고 자면 처음에는 힘들지만 나중엔 코가 뚫리고 코로만 숨을 쉴 수 있게 된다.


과거 오랜 세월 동안 했던 방법들이 전승자가 관심을 갖고 전파하면 유행하고 , 사라졌다 다시 나타났다 하기 에 부제목이 The new science of a lost art이다.  

둘 다 꼭 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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