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잘 모르는 몽골의 이야기들-6장
몽골의 봄, 제2의 삶이 시작되는 계절
몽골에 대해 이야기할 때, 우리는 흔히 끝없이 펼쳐진 초원과 말 위의 유목민을 떠올린다.
그러나 실제로 살아보면, 그 이미지 너머에 숨겨진 전혀 다른 몽골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몽골의 계절은 단순하다. 봄과 겨울, 두 계절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 겨울은 혹독하다. 영하 30도에서 40도까지 떨어지는 날씨, 여기에 매일 아침마다 갈탄 연료로 인한 스모그가 수도 울란바토르를 뒤덮는다.
전체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이 도시에 살고 있으니, 그 공기 오염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래서일까. 몽골인들에게 ‘봄’은 단순한 계절 그 이상이다.
봄은 탈출이고, 회복이며, 생명력이 깨어나는 순간이다.
그들의 제2의 집 – ‘게르 하우스’
몽골의 중상위층 가정은 보통 집을 두 채 가지고 있다.
하나는 수도에, 다른 하나는 테렐지 국립공원이나 호이타이 국립공원 근처에 있는 '게르' 형태의 별장이다.
겨울의 오염된 공기와 실내 생활로 지친 몸과 마음을 보상하듯,
몽골인들은 4월부터 8월까지, 거의 6개월을 이 제2의 집에서 생활하며 체력을 회복한다.
그곳은 도시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다.
맑은 공기, 차가운 강물, 새벽마다 들려오는 말 울음소리. 인간이 자연과 다시 연결되는 몽골만의 봄이다.
게르 내부 사진
테렐지 국립공원 게르
몽골 남자의 삶 – 6개월의 노동, 6개월의 정지
흥미로운 점은 대부분의 몽골 남성들이 1년 중 단 6개월만 일을 한다는 사실이다.
봄이 되면 건설, 관광, 운송 등의 일거리가 생기고, 그때 잠시 열심히 일한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 거의 모든 활동이 멈춘다.
직업적 휴면기. 이 시기 동안 많은 남성들이 집에 머물며 술(보통 보드카)에 의존하게 된다.
이처럼 가혹한 자연과 생활 방식 속에서, 몽골 남성의 기대 수명은 짧다.
실제로 내가 함께 일했던 한 몽골 현지 관리자 역시 간경화로 인해 일본과 미국에서 수차례
치료를 받았을 정도였다.
이렇게 좋은 공기에 좋은 자연을 가지고 있는데, 실상은 참 아이러니 하다.
호스타이 국림공원의 말들
모계 중심의 실질적 사회
결국 이런 구조 속에서, 몽골 사회는 여성 중심으로 운영되는 경향을 띤다.
혼자서 자녀를 양육하고 생계를 책임지는 싱글맘이 흔하며, 여성들의 생활력은 대단히 강하다.
역사적으로는 부계 사회로 분류되지만, 내가 경험한 몽골은 실질적으로 모계적 성향이 짙은 사회였다.
게다가 북반구 특유의 외모에 러시아계 유전이 더해져, 몽골 여성들은 체형이 날씬하고 인상이 뚜렷하다.
실제로 세계적인 톱모델 중 몇몇은 몽골 출신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북반구에는 미인이 많고, 남반구에는 멋진 남자가 많다”는 말이 딱 들어맞는 듯하다.
몽골의 봄은 단지 계절이 아니다.
오염된 도시를 떠나 자연으로 돌아가 삶을 재정비하는 ‘제2의 삶’이다.
우리는 잘 알지 못했던 그들의 고유한 리듬, 계절의 호흡 속에서 유목민만의
독특한 삶의 방식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