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화. 첫 전투의 시작
제8화. 첫 전투의 시작
첫 전투의 시작 출근 첫날부터 낯설었다
출입문 비밀번호가 바뀌어 있었다.
경비원이 머쓱하게 말했다.
“그거요, 또또님이 바꾸셨어요.”
직함은 ‘이사’,
하지만 실상은 ‘외부인’ 취급이었다.
내 자리는 창고 옆 낡은 책상이었다.
서류보다 컵라면 봉지가 많았고,
컴퓨터는 켜면 팬 돌아가는 소리부터 이상했다.
회의를 열자고 했다.
하지만 K양은 커피를 뽑으러 나갔고, 또또는 슬리퍼를 끌며 들어왔다.
“이사님, 우리 회사는 그렇게 빡빡하게 안 해요.”
그 말에 잠시 웃음이 나왔다. ‘그래서 이 꼴이구나.’
나는 일단 기초부터 보기로 했다.
k양에게
계약서, 회계장부, 인사파일, 법인카드 내역 정리해서 책상 위에 올려놔라고 했다
또또가 다가와 말했다.
“그런 거 사장님이 다 아세요. 굳이 보실 필요 없어요.”
“사장님이 아시기 전에, 제가 먼저 봅니다.”
그 말에 사무실 공기가 살짝 흔들렸다.
K양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눈을 피했다.
다른 부서 누군가 웃음을 참는 소리도 들렸다.
며칠 뒤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다.
내가 퇴근하고 나면, 다음날 책상 위 서류 순서가 바뀌어 있었다.
커피잔에는 낯선 립스틱 자국이 찍혀 있었고.
아, 시작됐구나 싶었다.
진고동 사장을 찾아갔다.
“CCTV 열람이 필요합니다.”
그는 잠시 망설였다.
“이사님, 너무 힘들게 하시면 분위기 안 좋아요.
요즘 애들 예민해요.”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질서와 규칙을 세우는데 예민하다면,
그 회사는 이미 병든 겁니다.”
그리고 더 이상의 충원이 무의미한 일이죠
그날 저녁, 또또와 K양이 문자를 보냈다.
“이사님~ 우리도 친해져야죠? 와인 한잔 하실래요?”
나는 답했다. “와인보다 청소부터 합시다.”
그날 이후,
사무실엔 ‘이사님, 좀 무섭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괜찮았다.
두려움이라도 질서가 된다면,
그게 첫 승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