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과 신입 이사
생각보다 일이 승승장구였다.
한라산 조선이 중국으로 빼앗겼던 조선소 수주를 다시 한국으로 되찾아오면서,
한라산은 수주 경쟁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 덕에 한라산의 구명보트 하청업체였던 타이타이 조선까지 물살을 타듯 성장세를 탔다.
직원 채용도 급격히 늘어났다.
창립 멤버 감우성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그녀의 과거 H
그 뒤로 낙하산 또또, 그리고 경영지원팀의 김 과장이 있었다.
겉보기엔 제법 그럴싸한 회사였다.
하지만 김 과장은 불안함을 제일 먼저 느낀 사람이었다.
대책 없이 돈을 쓰는 사장 부부의 행태에 지쳐 결국 사직서를 던졌다.
그리고 그 자리를 대신한 사람은 K양. 그녀는 또또와 기가 막히게 손발이 맞았다.
김 과장 송별회도 없이 밀어내듯 내쫓더니 둘이서 밤마다 맛집, 술집을 전전했다.
회사보다 ‘놀 친구’가 생긴 듯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진고동 사장은 점점 불안해졌다.
회사를 관리하라고 내려보낸 낙하산이 점점 통제 불능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다시 채용공고를 냈고, 그렇게 내가 입사했다.
입사 후 깨달았다.
이곳엔 제대로 회사생활을 해본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사장조차 운빨로 사장이 된 사람이란 걸....
진고동은 나에게 “또또를 제2인자로 키워보라”라고 했다.
전 직장보다 규모가 작으니 그 정도는 자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식도 없으며 노력도 센스도... 애초에 그런 게 먼지도 모르는.... 그냥 하루만 살자였다
매일 실수투성이에 “제가… 아직… 잘 몰라서요”
그 말이 그의 시그니처였다. ‘아뿔싸, 내가 왜 이런 곳에…’
여자 이유로 내 지시를 무시했다. 여기는 직급 따위는 중요치 않았다
이전 회사의 질서와 체계는 이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물러설 수는 없었다.
그들의 무례함엔 무례함으로 대응할 수밖에.
나는 K양에게 예전 회사의 등기부를 보여주었다.
정식 등기이사였던 경력, 회사 규모, 그리고 숫자가 말해주는 무게.
그날 나는 단호히 선언했다.
“너희들과 나는 레벨이 다르다.”
그것이 나의 첫 번째 선전포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