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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ver young Oct 27. 2022

[영화 리뷰] 리멤버

벌을 받아야 할 자들이 지배층이라면 개인에겐 사적 복수만 남는다.

"


감독 : 이일형

각본 : 이일형, 윤종빈

출연 : 이성민, 남주혁, 박근형 외

별점 ★★★★☆

추천 

















NO 스포 존



독일의 전범 기업에 대한 지식 vs 

       일본의 전범 기업에 대한 지식

 

제1차,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원인에 대한 지식  vs

         6.25 한국전쟁이 발발한 원인에 대한 지식


위 두 가지 지식 중 독일에 관한 지식만큼 일본과 한국전쟁에 대한 지식이 더 많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정보가 없고 전해지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일제에 부역해 부와 능력을 키운 자들이 자기 잘못을 감추려 진실을 감추고 거짓을 퍼뜨렸고 지금도 그러고 있기 때문이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은 1930년대 생이 손자 세대와 소통하며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밝히고 지금 세대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 원작은 나치에 대한 복수의 내용이라 우리의 현실과 닮았으면서도 다른 면이 있는데 대체로 현시점의 우리나라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내는데 무리 없이 잘 구성된 스토리가 돋보인다. 결말이 예상 가능해서 영화적 긴장감이 떨어질 수도 있는데 전혀 지루하지 않게 잘 구성되었다. 이성민과 남주혁의 연기도 튀는 장면이 없어 좋았다.


약 스포 존




핍진성이라고 하는 영화의 설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음의 정도 측면에서 아쉬운 면이 있다. 완전한 창작물이 아니고 원작이 있어서 그것을 훼손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서이겠지만. 특히 마지막 절정의 장면에서 주요 인물들(필주, 치산, 치사의 손녀)의 자리 배치는 많이 불편했다. 누가 봐도 저 위치에서라면 저렇게 대응하지 않았을 것인데 그렇게 하고 있으니 몰입에 방해가 됐다. 할아버지와 손자 세대, 아버지 세대를 건너뛰다 보니 받아들이기 어려운 설정도 눈에 띈다. 그래도 역사는 그 당시를 산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후세와 연결되는 것이라는 메시지로서 인물 배치는 좋은 설정으로 보인다. 베트남전의 부비트랩이나 JMT(존맛탱) 등이 그 예다. 

영화 13일의 금요일에 나오는 프레디와 제이슨의 캐릭터 이름을 TGI Friday의 크루명으로 쓴 것은 재밌으라고 그런 것 같은데, 이 영화와 그다지 어울리지 재미있지도 않았다.









강 스포 존



줄거리



    주인공 한필주(이성민 배우)는 일제 때 관동군으로 시작해, 6.25와 베트남전까지 참전한 퇴역 군인으로 패밀리 레스토랑 알바로 17년 이상 장기근속 중이다. 아내가 지병으로 사망하자 가장으로서 남편과 아버지로서의 역할을 다 했다고 여기고 오래전 결심한 복수의 실행을 다짐한다. 부모와 형, 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자들을 척살하는 것이다. 걸림돌은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어 기억이 사라져 가고 있고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 그래서 레스토랑 동료 인규(남주혁 배우)에게 운전을 부탁하게 된다. 


    첫 번째 척살 대상은 아버지를 모함해 죽게 하여 가족의 재산을 빼앗아 간 정백진, 대기업 회장이 되어 젊은 아내를 두고 자신 소유의 병원 특실에 누워있던 그의 머리에 자신이 옛날 관동군에서 쓰던 권총으로 죽인다. 이때 인규가 병원 CCTV에 뒷모습이 찍히면서 사건에 얽히게 된다. 


    두 번째 대상은 친일 식민사학자 양성익, 그는 절친이었던 필주의 형을 꾀여 일본군에 입대해 전사하게 한 자이다. 그를 총살하는 장면을 인규가 보게 되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게 되어 패닉에 빠진다. 하지만 신고를 하자니 자기가 범인으로 몰릴 것이라 어쩌지 못하는 처지가 된다. 


    필주의 회유로 다음 척살 대상인 일본 퇴역 장성 토조 히사시를 죽이는 곳까지 가게 되는데, 총살에는 성공하나 여기서 필주는 부상을 입고 인규는 경찰의 눈에 공범으로 찍히게 된다. 


    부상 치료와 다음 척결 대상인 김치덕 예비역 대장의 개입으로 계획에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여기서 인규의 아버지가 일본 전범 기업의 한국법인 격인 공장에서 일하다가 산업재해를 겪게 되고, 회사의 외면으로 병원비를 대느라 사채를 빌려 곤란을 겪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근절하지 못한 친일부역자로 인한 피해가 다음 세대로 대물림되고 있는 것. 필주는 척살이 끝나면 자기에겐 필요 없게 될 자기의 돈을 모두 인규에게 주고 김치덕을 죽이기 위한 목적지로 간다. 


    김치덕은 정혼자였던 필주의 누이를 속여 종군 위안부로 보내고 자신은 일제하에 승승장구하다가 해방 후 한국전쟁에서 부하들의 핏값으로 전쟁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 그에게 많은 사람들과 손녀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죄를 스스로 알리게 하고 처단한다. 


    네 명의 원수들을 척살하고 마지막은 방관자로 살아온 자신을 죽이는 것. 그러나 인규가 받아야 할 벌이 있다면 재판을 받아 지은 죄만큼만 받지 자살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설득하자 이를 받아들인다. 




척살의 대상 4명은, 경제적 수탈과 착취로 부를 일군 재벌, 간교한 논리로 동료를 팔아 부와 명예를 가진 학자, 역사를 부정하고 여전히 한국인을 얕잡아 보며 토착 왜구를 이용해 현재도 이익을 얻고 있는 일본인, 민족을 배신해 일본군에서는 독립군을 죽이고 한국전쟁에서는 공산당이라며 동족을 더 많이 죽인 것을 업적으로 삼아 권력과 명예를 가진 친일 군인이다. 한 편의 영화로 담기에 적당한 편성인 것 같다. 그래도 아직 못 다룬 분야도 많고 더 깊이 들어가야 할 것도 많으니 비슷한 복수물이 나올 여지는 많다. 독일 나치에 대한 복수물에 비해 너무나 적은 일제 복수물을 생각할 때 잔존 친일파들이 지금도 권력자인 것이 실감된다. 지금도 수치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현재를 사는 우리도 '방관자'라는 죄를 지으며 살고 있지 않나 돌이켜 보게 된다. 


"次は、おまえだ!"  (Tsugi wa, omaeda!)

(다음은, 너다!)

- <리멤버> 중에서 친일부역자에 대한 필주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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