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하고 나와, 떠나자. 아프리카로

by 이 율




미디어나 세계지도를 보다 보면 드는 생각.


‘이렇게 많은 나라가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의 삶은 어떨까?

여행 말고 말이야.‘




어려서부터 나는 더 큰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고,

해외에서의 삶을 동경했다.


특히 20대에 남미 배낭여행을 하는 것이

나의 버킷리스트였고,

반면에 아프리카는 여행으로도 안 간다던 사람이 나였다.


한 마디로, 아프리카는 ‘내 세상’의 리스트에 없었다.



그런 내가 퇴사를 하고, 아프리카 모로코로 떠난다.

그토록 동경했던 해외에서의 삶.-


여행이 아닌, 정말 살아보러.


목표의 반은 이루었고, 반은 이탈했다.




그러나, 때로는 잘못 탄 버스가 목적지에 데려다준다.



사람 일은 정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인생은 변수를 만나

때로는 쓰고, 때로는 재밌는 듯하다.






퇴사.


참 남몰래,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이 고민했었지.


성향과는 사뭇 거리가 있었던 나의 전공.

모두가 그렇듯,

졸업 후 배운 전공을 살려 직장에 취직했다.



사회생활이 주는 색다름과 짜릿함도 잠시.


새로운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고,

창의적인 활동들을 좋아하는 나는,

이 고정된 루틴대로의 업무가 점점

무겁고, 힘들게 느껴졌다.



또한,

‘정규직’이라는 이름 아래 드는 묘한 압박감.


‘내가 이 일을 평생 할 수 있을까?’



답은 확고히 아니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계속 버티기만 하는 건,

옳은 게 아닐 수도 있어.‘



그렇게 마음속 결정을 내리고 난 뒤부터,

나는 꾸준히 독서와 검색을 통해

내가 어떤 것을 도전해 볼 수 있을지에 대해 알아봤다.



호기심이 많은 나는,

이런 걸 알아보는 걸로도 소소한 힐링이 되었다.

하고 싶은 게 많아 이리저리 다양하게 정보를 팠다.

그럼 흥미로운 것들이 계속 나오는데,

그 과정이 끝이 없어서 재미도 있고.







빠르게 시간은 흘러갔고,


그러던 어느 날.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을 계속 하니,

어느 날부터 몸에서 이상반응이 왔다.


더 이상은 이렇게 버티는 게

정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다음 스텝을 정해야겠다고 생각할 무렵.


참 좋은 타이밍에

<해외봉사>라는 선택지가 내 눈에 들어왔다.







사실, 전부터 해외봉사는 내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선영향의 활동들을 하면서,

해외에서 살아볼 수 있는 아주 좋은 기회이니 말이다.



그러나 막상 취직을 하고 나니,

선뜻 용기내기가 쉽지 않았다.



하던 일을 관두고,

지금 내 업무와 맞지 않는 활동을 하러 떠나면

경력이 애매한 나는 그대로 중고신입,

경력단절이 되어 버리는 거니까.



그런데 그날은 왜인지 모르게 그런 생각보다

그냥 도전하고 싶었다.


‘지금이 아니면, 지금을 놓치면 언제 떠날 수 있겠어.’

라는 마음으로.



당시 공고에 올라온 국가들은 다양했다.

대륙도 다양했고.


하나하나 검색해 보았다.


버킷리스트였던 남미 대륙도 공고에 있었지만,

의외로 검색해 보면 볼수록

모로코라는 나라가 계속 아른거렸다.



미디어나 검색을 하면,

모로칸(현지인)에 대한 부정적인 내용들이

대다수였는데도 왠지 끌렸다.



… 끌린다는데 더 이상 무슨 이유가 필요하겠는가.



동시에 두렵기도 했지만.

이왕 도전하기로 했잖아?




그렇게, 나는 모로코를 1 지망으로 지원했다.






지원을 하고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약 2개월이 걸리는데, 이 시기가 정말 고문이었다.


돌아갈 울타리가 있는 대학생들과 달리,

나는 사회에 던져진 직장인이었다.


가벼운 선택이 아니었고, 합격 또한 보장되지 않아

나는 더욱 신중해야 했다.


동시에 나는 알고 있었다.

이번 직장에서 내가 퇴사를 한다면,

내가 이 직업을 생업으로 염두하는 일은

없을 거라는 것을.


그래서 더 결정이 힘들었다.


그때의 나는, 최종 결과를 기다리며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났다.

출근 전에는 정말 이 선택이 나를 위한 선택인지를

고민하고, 퇴근 후에는 설레하며 새벽에 잠들었다.



기대보다 불안이 컸던 나날들이었다.



덜컥 지원을 해놓고도,

현실이 다가오면

‘이게 맞나? 그냥 버틸까? 내가 너무 무모한가?‘

라는 생각도 자주 했다.


그런데,

이렇게 어쩔 줄 모르던 나를 각성하게 해 준

어느 하루가 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출근길, 점심시간, 자투리 시간,

퇴근길 모두 나는 어느새 모로코에 관한 정보를 찾고 있던 것이다.



당시 점심을 빠르게 먹고 내려와서의 나의 낙은,

구글 맵으로 나라를 확대해서,

어느 도시가 있는지 보는가 하면,

유튜브로 그 나라에 대한 영상들을 찾아보는 거였다.



그렇게 나는 서서히 모로코에 내 마음을 내어주고 있었다.


그렇게 어느 순간, 무의식 속 내 신경은 온통 모로코였던 거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조금은 놀랐다.


‘이 정도라고? 너가 그 정도로 원하는 거면, 그러면 가야지.

안 갔다가는 평생 후회할 거면, 다녀와서 후회해.’


내가 내게 준 답이었다.






그렇게 나는,

아직 최종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퇴사 의사를 밝혔다.


그래야만 합격을 했을 때

지장 없이 일정에 참여할 수 있었기에.



그래서 그냥 한번 내 직감을 믿어보기로 했다.



이 직장은 여태 다녔던 직장 중 가장 덜 수직적이고,

사내 분위기가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배려해 주며 말렸고, 아쉬워했지만-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



그저 안락하다고 매일을 이렇게 보내다가는, 내가 개구리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

개구리가 물속에서 따뜻함을 즐기며,

서서히 자신도 모르게- 냄비 안에서 죽어가는 것처럼 말이다.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고, 그냥 용기 내어 나와보는 것도 어쩌면 새로운 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퇴사를 했고,

나의 간절함은 이루어졌다.




새로운 여정의 시작.


누군가에게는 이 기회가 나처럼 간절하지 않았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해외봉사라는 것을 넘어,

내 삶에서 ‘터닝포인트’가 정말 간절했다.


그래서 최종 결과 날 받은 이 문구는,

위험을 감수하고 퇴사를 한 내게

얼마나 보상이 되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그렇게, 모로코에서 내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