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엄마는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

누가 그러던가요?

by Meir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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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되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새벽에 둘이 다른 시간에 일어나서 수유를 해야 하고 기저귀도 다른 시간에 갈아줘야 하고 한 시간도 잘 수 없이 밤을 지새우는 경우도 많고 한 명이 아프고 나면 바로 다음 한 명이 아프거나 동시에 혹은 바로 다음에 아이를 연속으로 챙겨야 하는 일들이 자주 발생했다.


지금 아기들이 38개월이지만 여전히 제대로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지 않으니 여간 힘든 게 아니다.

물론 아기들이 어렸을 때보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지만, 이미 출산과 육아로 망가져버린 나의 몸을 다시 찾는 것은 좀 더 상황이 나아지고 내 개인 시간을 만들 수 있을 때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같은 시기에 임신을 하고 출산한 친구가 있는데, 산후우울증을 정말 크게 알았다. 몸을 움직일 수도 없고 아기를 돌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우울증이었다. 가족들과 친구들과 산후우울증에 대해 얘기하다 쌍둥이 엄마는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가 나왔다. 이유는 바로 우울증이라는 것이 혼자 지금의 상황이 너무 괴롭다고 생각이 들거나 내 개인의 삶에서 엄마라는 역할을 부여받아 돌봐야 하는 누군가가 생긴 것에 대한 책임감 모든 복합적인 감정이 휘몰아치며 우울증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쌍둥이 엄마는 지금 내 삶과 내가 처해 있는 상황에 대해 돌아보고 생각하고 우울해할 수 있는 순간이 없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릴 수 없다는 얘기였다.


그 얘기를 할 때 우리 애들이 8개월이었고, 우리 애들은 19개월이 넘는 시기까지 밤수를 했기 때문에 임신 막달부터 아이가 19개월이 될 때까지 밤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는 나는 우울증이 걸릴 수 없다는 얘기에 동의했다.


나의 우울증은 다른 친구들의 산후 우울증보다 훨씬 늦은 시기에 발생했다. 바로 애들이 20개월이 되던 시기 회사에 복직을 하고 나서였다. 쌍둥이로 낳았기 때문에 아기 한 명에게 내 모든 에너지와 사랑을 넘치게 줄 수없다는 것 그리고 아이들을 돌보느라 이미 출근하기도 전에 사무실에 도착하고 나면 온 기력을 다 잃은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 출산 후 바보가 된 것처럼 기억력이 사라진 것에 대한 억울함과 초조함 이 모든 것이 극심한 우울증으로 발현됐다. 회사에서 업무도 집에서 육아도 제대로 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시기가 찾아온 것이다.


너무 잠을 못 자서 한 순간도 제대로 쉬거나 먹거나 화장실을 가지 않고 살아온 지난 3년 가장 슬프고 우울한 것은 바로 너무 힘드느라 아이들이 크고 있다는 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채 어느새 애들이 네 살이라는 것이다. 어느새 아기 티를 벗어버린 애들이 너무 기특하면서도 시간이 나도 모르게 흘러간 것에 대해 사무치게 우울하고 아쉽고 슬프다.


그래서 생각했다, 쌍둥이 엄마가 우울증에 걸리지 않는 것이 아닌, 다른 엄마들보다 어쩌면 조금 늦게 걸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그리고 나 스스로의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출근길 그리고 퇴근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 오늘도 고생했다고 매일이 행복한 건 아니지만, 오늘도 소소하게 행복한 일이 있었다고 스스로 다독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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