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의 부당한 결정은

자치회 회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며, 회원들의 자존감을 훼손하는 일

by 춤추는 소나무

지난주 수요일, ‘바로마켓’이 있는 과천을 비롯한 중부지방에 눈이 많이 왔습니다. 동네 이장에게 전화해 보니 지리산에도 눈이 많이 왔다고 해서 장사를 일찍 정리하고 지리산으로 내려가는 중이었습니다. 공장이 산 중에 있어서 눈이 많이 오면 차가 올라가지 못하거든요. 해 지기 전에 도착해서 어떻게든 조치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차가 경기도 오산쯤 지나가고 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바로마켓’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로부터 문자가 왔습니다. 오는 12. 10. 에 있을 시장 지도부 선거에 입후보한 후보자를 확정했다고 알리는 내용이었습니다.

회장 후보로는 현재 회장인 오흥찬 알밤농원 대표와 젊은 층 지지를 받는 한시골 박찬민 대표, 현재 감사를 맡고 있는 강원계육식품 김기훈 대표가 출마했고, 부회장 후보로는 고산농원의 정재훈 대표와 떡메와 절구의 김숙영 대표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문자를 보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간의 소문으로는 양지농원의 정창수 대표도 출마한다고 들었는데 확정된 후보자 명단에 빠져 있었습니다. 저는 집히는 데가 있어서 공장에 도착한 후, 정창수 대표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정 대표님의 목소리에서 평소 온화한 것과는 달리 노기가 느껴졌습니다. 마치 누군가에게 부당한 일을 당한 사람 같은 목소리였습니다. 저는 정 대표님으로부터 그동안의 진행 경과를 자세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저는 선관위 결정이 타당한지를 검토하기 위해 자치회 규약의 관련 규정들을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선관위 결정이 절차적으로나 내용상으로 문제가 많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 내용을 널리 알려야겠다고 생각해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먼저 선관위는 정 대표가 이전에 회장을 한 적이 있다는 것을 부적격 사유로 지적했습니다. 근거는 자치회 규약 제17조 제1항의 “1회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규약상 회장을 1회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고 했으니, 이미 회장을 한 적이 있는 정 대표는 부적격이라는 말입니다.

저는 선관위 위원들이 과연 ‘연임’과 ‘중임’의 뜻을 몰라서 그랬을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연임은 현재 직위에 있는 사람이 이어서 하는 것을 말하고, 중임은 이어서 하거나 혹은 이전에 했던 사람이 쉬었다가 다시 하는 것까지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선관위가 근거로 삼은 위 자치회 규약의 해당 조항은 회장을 이어서 하는 것은 한 번만 허용한다는 것이고 두 번 세 번까지 이어서 하지는 말라는 내용입니다. 그러니 이전에 회장을 했던 사람이 다시 출마하는 ‘중임’까지 금지한다는 내용은 아닙니다.


그림으로 설명하자면, 큰 동그라미가 ‘중임’ 그 안에 들어있는 작은 동그라미가 ‘연임’인데, 연임을 금지한다는 규정을 중임까지 금지한 것으로 확대 해석한 것입니다.


자치회 회원의 피선거권과 자치회 회원들의 선택권(선거권)은 중요한 회원의 권리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 그 권리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규약에 그 근거가 명확하게 있어야 합니다. 선관위가 하듯이 규약의 유사 관련 조항을 확대해석해서 그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명백하게 잘못된 것입니다.


또한 절차상으로도 문제가 있습니다. 선관위는 자치회 규약 제14조 제2항에 의거, “회장이 조장(자치위원) 6명을 선임하여” 구성합니다. 그리고 선관위의 소관 업무는 규약 제4장 각 조에 명시적 혹은 간접적으로 언급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선거 2주 전까지 선거 공고를 해야 한다거나, 1주 전까지 입, 후보 등록을 마감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은 선관위 소관 업무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기타(선거운동의 범위, 불법선거운동의 범위, 투표 및 개표 등) 내용은 선관위의 소관 업무라고 명시되어 있지는 않지만, 특정 행위의 허용이나 금지를 규정함으로써 그것들을 관리하는 일이 선관위의 업무에 포함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아무리 자세히 살펴봐도 선관위가 자치회 규약 내용을 유권해석해서 입후보자의 자격을 심사할 수 있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그러니 선관위는 자신들에게 부여되지도 않은 권한 외의 행위를 한 셈이 됩니다.


종합해서 말씀드리면, 선관위는 합당한 권한도 없이 자치회 규약 내용을 잘 못 해석하여 정창수 대표의 후보자 자격을 박탈한 것입니다.


저는 이러한 일들이 아무 의도 없이 공연히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라면, 왜, 굳이 이런 무리한 일을 벌이겠습니까? 저는 ‘선관위 결정’이라는 제도의 탈을 쓴 이런 몰상식한 행위가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소수의 사람들이 그런 부당한 행위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 자치회 회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고, 더불어 우리의 자존감을 훼손하는 일입니다. 더 이상 이런 폭력적이고 부당한 일들을 용납해서는 안 됩니다.

잘못된 일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저는 선관위가 정창수 대표에 대한 부적격 결정을 취소하고 선출직 후보 공지를 다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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