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의 힘

머릿속의 생각을 글로 옮기는 작업은 매우 혹독한 과정이다.

크리스마스날 집 식탁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생각한 내용을 이 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께 하고 싶었던 주제 중 하나인 ‘글쓰기의 힘’을 써봅니다.


라떼(?) 이야기 잠깐…

24년 전쯤 웹 사이트를 개발하면서 trackback을 기반으로 한 블로그를 만들어 장사(?)를 해볼까 했습니다. 지금 오라클 다니고 있는 친구 녀석과 개발을 했는데, 도구도 없던 시절 EditPlus로 개발하면서 웹까지 만들기는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시간도 오래 걸리는 바람에 포기 이후 엠파스, 네이버가 블로그를 개발하면서 그냥 글을 쓰기로 했지요. 결국 2002년에 블로그는 아니지만 개인적인 기억저장소를 위해 직접 개발한 콘텐츠 사이트(도메인: javapattern.info)에 직접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Gemini에 물어보니 아래 같은 정보를 주네요. 운영자 이름은 엉뚱한 사람이 나오네요. 그럴 만도 한 것이 그 당시 이름은 안 쓰고 필명(놀새~)을 써서 그런가 봅니다.

Javapattern.info는 2000년대 중반에 자바 프로그래밍 관련 정보와 아티클을 제공했던 웹사이트로, XML, 프레임워크(Struts, POI), EJB 성능 팁, 코딩 지침, JNI 등의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한국 자바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디자인 패턴의 성지'로 불렸던 전설적인 학습 사이트입니다. 현재는 도메인이 만료되어 접속이 되지 않지만, IT 업계에서 오래 활동하신 분들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이름입니다.

구글 검색에 “javapattern.info 아티클”이라고 검색하면 그 때 썼던 글들(다른 사람들이 퍼간..)이 일부 검색됩니다.


그 때 썼던 글들이 그 당시 개발 정보에 목말라하던 개발자들에게 단비 같은 역할을 해줬고, 옥희(okjsp.pe.kr)에 놀새~(그 때 당시 필명) 게시판까지 만들어줬었죠. 그 시기의 비슷한 녀석이 한 명 더 있었는데 자바스터디 조대협(조병욱, 현재 google HQ소속)이라는 친구였고, 조대협의 블로그를 지금도 잘 운영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 때 친구들이 대부분 큰 회사들에서 한 가닥씩 하고 있는데 사실 돌이켜보면 결국 글의 힘이었던 것 같아요. 자신의 기술을 글로 공유하던 습관이 대부분 회사에서도 작동하게 되었고, 지난번 글을 썼던 “공유와 투명성이 곧 실력이다”라는 것을 증명한 것 같긴 합니다.


직접 도구를 만들어 공유하려 했던 저의 시도, 꾸준한 기록, 그리고 그것이 가져온 네트워크와 기회들이 그 자체로 이번 '글쓰기의 힘'을 증명하는 산증거이고 지금 제가 있는 자리를 만들어준 게 아닌가 싶습니다.


회사에서의 시간은 유한하지만 나의 생각과 철학은 글로 남는다…

제가 kt cloud에서 있는 시간은 무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향성과 전략을 가지고 있었는지는 글로 남아 있게 될 겁니다. 그게 단편적인 글이 되었던 비즈니스 내러티브가 되었건 말이죠.

본부장님들께 내러티브를 작성해 달라는 요청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결국 내러티브도 글입니다.

무언가에 대해 글을 쓴다는 것은 그것이 아무리 내가 잘 아는 주제라 할지라도, 보통은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줍니다.


머릿속의 생각을 글로 옮기는 작업은 매우 혹독한 과정입니다. 머릿속에만 있는 전략은 파편화되어 있고 논리적 결함이 숨어있기 쉽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에 작성하려고 하는 전략은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객체화된 데이터와 논리에 기반하게 됩니다. 그래야 신뢰성을 가질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러면 조금 더 고민하게 되고, 그것을 논리화하기 위한 노력을 더욱 하게 됩니다. 그 결과는 구성원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거든요.


직접 쓴 한 편의 글은 수백 명의 kt cloud 식구들에게 읽히고 전달될 겁니다. 글이 곧 글쓴이의 분신 같은 존재라고 봐도 되겠죠. 이는 또한 우리의 많은 식구들과의 소통 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다고 봅니다. (이와 더불어 개인적으로는 1년 내내 팀별로 돌아가면서 점심 먹으면서 쓴 글을 말로써 가스라이팅(?)을 시켜드리고 있지요)


저는 글쓰기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영향력을 증폭시키고 쓰는 이의 철학을 표현하며 사람들과 소통하는 전략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2026년 개인 계획은 세우고 계신다면 그중 하나로 글을 쓰는 습관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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