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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닥토닥 안아주세요

읽다 보니 내 마음이 가득 차네...

by 유진



휴일...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으러 다녔다. 블로그를 할 때랑 다른 세상이다. 리뷰가 많은 그 세계에서는 이런 거 했다 저런 거 했다거나 책 리뷰와 감상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내가 흘러들어온 브런치라는 마을은 좀 다르네... 이곳 주민들은 저마다 마음을 써 내려간다. 각자의 삶이 다르고 각자의 마음이 다르듯이 자신을 써내려 간 글들도 모두 다양하다. 그렇게 읽다 보면 어느새 나도 푹 빠져서 다른 사람들의 그 마음을 들여다보느라 정신이 없다.



혼자만의 독백을 연기하는 소극장의 주연들 같다. 난 그렇게 보인다. 각자의 글이 각자가 주연이 된 소극장의 공연처럼 느껴진다. 나는 노트북을 켜고 그렇게 작은 소극장들을 들락날락거렸다. 그러다 보니 너무 재미가 있고 내 마음까지 토닥토닥 위안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희한하지... 남의 독백을 가만히 지켜봤을 뿐이데 내가 위안을 받았다. 내가 브런치를 하게 돼서 가장 좋은 때가 바로 이때이다. 이런 순간들...



나는 또 어찌나 할 말이 많은지 그런 따뜻함을 느끼면 지나치치 못하고 댓글을 단다. 말해주고 싶다. 말해주지 않고서는 지나가지 못하겠다. 당신의 독백은 아름다웠어요. 좋았어요. 그런 내 마음을 꼭 전달하고 싶은 관객일 뿐이다.



나에게 있어 거실에 있는 네모난 전자제품은 이미 액자가 된 지 오래되었다. 아이를 위한 만화시청이 그 역할의 전부일뿐이다. 3달 전부터 글을 쓰게 되면서 타인의 글을 읽는 재미에 빠졌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다.

어제도 아이를 재워놓고 그 새벽에 커피를 타서 남의 독백을 들여다보다가 잠을 놓쳤다.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마신 커피에 대한 대가는 컸지만 새벽에 글을 읽은 건 후회하지 않는다. 뭐... 좋았거든..

그리고 또 커피를 마시며 타인의 독백을 들으며 관객으로서 좋았다고 다는 댓글 다는 시간도 나는 좋다.

당신의 독백이 내 마음을 움직여요... 난 꼭 그렇게 전하고 싶거든... 좋았으니까...



이해받고 싶고 공감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런데 그 마음이 내팽개쳐진 기분이 들면 우리는 어디 숨을 곳이 없어 더 외로워지나보다. 글을 쓰면 글 속에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난 유난히 그런 마음이 스며든 글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아프구나.... 아프구나... 많이 아프구나...

그런 아픈 마음을 나는 잘 안다. 그래서 그런 글이 더 아프게 느껴진다.



'저는 지금 많이 아파요. 그래서 이렇게 써요. 내 마음을 안아줄래요? ' 이렇게 말하는 거 같이 느껴진다.

그래서 난 그냥 안아주고 싶다.

'네, 그래요. 당신을 안아주고 싶어요. 힘껏 안아줄게요. 이러면 우리 같이 안은 거죠? 이젠 저도 마음이 따뜻해진 거 같아요.'



이게 내가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다.

그건 타인을 위한 치유고

결국 나를 위한 치유이니까...



나는 그래서 그런 글에는..

댓글로 힘껏 안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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