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믿을 수 없는 일도 일어나는 법이야."
- 헤르만 헤세 - 데미안
우리의 삶은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 나를 놀라게 하고
때로는 불안하고 혼란스러울 수 있어..
하지만 그 순간을 통해 더 강해지고 깊어질 수도 있지
그러니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다가오더라도 그 순간을 믿고 받아들이자
우리가 몰랐던 가능성이 그 안에 보물처럼 숨겨져 있어서
우리의 삶을 바꿀지도 모르니까..
- 유진
헤르만 헤세가 말했듯 우리의 삶은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로 가득 차 있다. 삶은 정말로 믿을 수 없는 일들로 가득 차 있어서 하루가 지나서 어떤 일이 생길지 전혀 알지 못한다. 지금으로부터 1분 뒤의 일도 1분 뒤의 감정도 예상할 수 없다. 우리는 이렇게 잠시 뒤에 무엇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상태로 살아간다.
그것이 우리를 더 불안하게 만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모른다는 사실은 인간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일으키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무지는 그 자체로 불안을 일으킨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말은 사실, 바보 같은 소리다. 모르는 체 겪는다는 게 내게 있어서는 편한 것이 아니라 중요할 수 있었던 순간을 놓쳐버리는 과정일 뿐이다. 알 수 있었는데 몰랐다니 얼마나 아쉬운 순간인가..
불안, 정말 두려워할 필요가 있을까?
사람들은 불안을 두려워한다. ' 불안 ' 그 자체가 주는 단어가 굉장한 불편함을 만들어 낸다.
과연 그럴까? 잘 생각해 보자. '불안'이 우리에게 없어야 할 감정인가? 왜 불안하면 안 되는 거지? 왜 불안하면 안 된다는 강박 같은 생각을 하는 걸까? 불안이 나쁜 감정이라는 걸 누가 알려줬을까? 그런 편견을 누가 심어준 걸까? 불안은 나쁜 것일까? 불안은 나쁜 것이 아니라, 우리를 살아있게 만드는 중요한 감정이다.
사람은 불안해야 한다. 나는 이제 그렇게 생각한다. 불안해야 하고 불안한 게 정상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너무나 건강하고 자연스럽다고 느껴진다. 불안은 나를 건강하게 하고 나를 생생하게 살아있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다. 헤르만 헤세가 말했듯 믿을 수 없는 일도 일어나는 법이다. 그 믿을 수 없는 일이 우리의 불안 속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좀 특이한가? 이런 생각을 하는 게?
난 언제부터인가 인간의 오만가지 감정을 색다른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
감정은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증거이고 내가 생생하게 살아내고 있다는 증거이다.
" 오만가지 감정 때문에 아주 그냥 죽겠어 너무 힘들어!! "
그런가? 힘든가?
감정이 나를 쿡쿡 찌르고 쑤시면 아프다는 생생한 감각을 느낀다. 마음으로 느끼고 몸으로도 느낀다. 그런데 그것이 나쁜가? 당신이 지금 생생히 살아있다는 증거인데? 당신의 생명이 반짝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생각을 바꿔보자. 당신 안에 있는 그 오만가지 감정은 당신에게 늘 나빴나?
감정을 사랑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감정이 생동감 있게 넘실대는 생명으로 바라보자. 당신의 오만가지 감정을 바라보는 지금 시선은 어떤가? 오만가지 감정이 다 나빠보이나?
불안을 통해 발견하는 내면의 힘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같은 것도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사실 나는 꽤 오랜 기간 우울이라는 감정에 깊게 들어가 있던 사람이다. 우울은 마치 매일 아침 온몸을 짓누르는 무게처럼 느껴졌다.
불안은 종종 우울로 이어지기도 하고 우울은 불안감을 증폭시키기도 한다. 이 두 감정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긴밀하게 얽혀 있을 수 있다. 그 감정은 내게 우울이라는 질문을 던졌고 나는 그 감정이 슬라임처럼 붙어서 사는 내내 나를 번거롭게 하는 걸 지켜봐야 했다. 스멀스멀 올라온 감정이 슬라임처럼 붙어서 사는 내내 함께 있었다. 덩치가 무럭무럭 자라서 나가라고 해도 나가지 않고 버틴 존재가 된 것이다. 불안이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면 그 불안은 마치 작은 불씨처럼 우울이라는 감정을 점점 확산시켰다. 그리고 그 우울은 다시 불안의 뿌리를 깊이 심어 두 감정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자라났다. 불안과 우울은 마치 서로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두 감정처럼 작용했다. 불안은 우울을 불러오고 우울은 다시 불안을 키웠다.
그렇게 불안은 나를 종종 우울로 이끌었다. 불안과 우울, 그 감정의 복잡한 얽힘 속에서 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적극적으로 나가라고 한 뒤로는 적극적으로 내보내기 시작했다. 오랜 기간 머물던 세입자를 내보내기란 쉽지 않았지만 그 당시 나도 꽤 집요하게 내보내려 했기 때문에 그것은 흔적만 남기고 머물다 떠났다. 마치 지우지 말라는 듯이 집요하게 흔적은 남겼다. 불안은 나를 새로운 가능성으로 밀어내는 강력한 힘이 되었다. 그 불안이 없었다면 나는 안전한 울타리에 갇혀 변화와 성장을 두려워했을 것이다.
불안은 나를 보호하려는 몸의 본능일 뿐 아니라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 나가게 하는 추진력이 되어주었다. 나는 그 모든 과정에서 새로운 날 발견했다. 내가 살아있었구나를 느꼈고 몰랐던 귀한 것들을 내 안에서 꺼낼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딱딱한 고치를 아프게 뚫고 나와 바깥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내 감정을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다른 사람의 감정도 흥미롭게 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몰랐던 나를 발견하고 다른 사람에게서도 발견한다.
불안이 오히려 내 안의 것을 자극시키고 꺼낼 수 있는 열쇠가 되어 줄 수도 있다.
놓치지 말고 자세히 들여다보자.
모르고 지나쳤을 귀한 것이 그 안에 숨어
불안이라는 껍데기를 뒤집어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들춰내서 자세히 들여다 보고 사랑스럽게 바라보자.
새로운 걸 발견할 수도 있으니..
그러니 오늘 당신이 두려워했던 그 감정과 마주해 보세요.
그 속에 숨겨진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때
당신은 더 강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