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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Oct 05. 2024

감사의 나무





https://tv.kakao.com/channel/10115700/cliplink/449894146





지난번 글에서 모든 감정의 시작은 생각이고 그 생각은 감정의 씨앗이라고 했다. 

감정의 씨앗은 움츠리고 있다가 무언가에 탁하고 걸려서 터지듯 밖을 향해 나오기도 한다.




생각이 씨앗이고 그것이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렇다면 감사의 감정도 우리가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하면 감사하는 마음과 감정을 느낄 수 있을까? 단순히 '감사합니다'를 100번 외운다고 없던 감정이 솟아나지는 않는다. 확언처럼 반복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건 정말 인위적이라 그리 오래가지 않는 방법이다. 게다가 그냥 반복해서 말하는 감사는 이상하게 방어적인 감정이 올라오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생각이라는 씨앗을 감사라는 나무로 키워낼 수 있을까?

나도 이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 실제로 100번 외우기, 계속 생각하기, 반복적으로 말하기, 집안을 걷거나 집안일을 할 때 반복해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기 등 다양한 시도를 해봤다. 이 방법들을 해본 결과 감사의 나무를 키워내지는 못했다. 잠깐의 변화는 있었지만 지속되지는 않았다.




그러다 문득 깨달았다. ‘나는 왜 방법을 찾으려고만 했을까?’

그렇다. 나는 감사를 느끼기 위한 방법을 생각했었다. 그게 문제였다. 감사의 본질적인 부분을 놓치고 감사를 느끼고 싶은 사람이 되어 방법만 찾았던 거다. 아... 이런... 이게 문제였구나..




조용히 앉아 숨을 쉬고 숨을 느끼고 피부에 닿는 공기를 느꼈다. 집안에서 들리는 작은 소음과 소리를 듣고 바지의 촉감을 느꼈다. 고구마 삶은 냄새를 맡으며 방금 마신 한 모금의 커피맛을 느꼈다. 갑자기 어깨가 간지러워 손을 들어 슬쩍 긁었다. 가사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다 천천히 눈을 떠서 앞을 보니 벽에 붙은 아이의 그림이 보인다. ' 아.. 이 모든 건 당연한 게 아니었구나.. 내가 느끼는 모든 건 당연한 게 아니었어..'




왜 당연하다고 느꼈을까? 당연하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느끼기 시작하자 내 입에서 저절로 나온다. " 아... 감사합니다. 모든 게 다요.. " 내 시선을 달리하니 아침에 눈을 떠서 천장이 보이면 아무 이유 없이 벅찬 감정이 올라왔다. ' 오늘도 온전히 건강하게 살아있음에 감사합니다.'




감사는 신기한 감정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작은 불씨가 부채질로 커지듯 감사는 다른 긍정적인 감정들을 자연스럽게 불러온다. 부정적인 생각이 불쑥불쑥 올라오는 사람이 이걸 느끼기 시작하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걸 경험하게 된다. 100번 반복해서 만들어낸 감사가 아니라 내 시선을 바꿔서 내 몸에서 올라오는 감사를 경험하면 부정적인 감정의 색이 옅어짐을 느끼게 된다.




한 번 자리 잡은 '감사의 나무'는 어디로 가지 않는다. 그 자리에 단단히 버티고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된다. 감사의 나무를 잊고 있더라도 그 나무는 어디도 가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킨다. 주인이 잠시 힘든 시간을 보내더라도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자신을 알아차리기를 묵묵히 기다린다. 나무는 누군가 땅을 파서 꺼내 버리지 않는 이상 평생 그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내 안에 자리 잡은 '감사의 나무'는 묵묵히 그 자리에서 주인이 힘든 순간에도 애틋하게 바라보며 당신의 삶이 기적이라는 걸 또 한 번 알아차리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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