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은세 Oct 20. 2023

나의 시는 절망의 언어로 적었다.

친구들의 걱정거리고

어머니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너에게는 서로에게 비극이었다.


너의 존재는 비록 가시덤불일지라도

너의 부재(不在)는 존재보다 더 큰 고통이리라.

기어코 적었다.


내일은 내가 믿는 신이었다.

오늘은 나의 예배당이었다.

나는 날마다 그 앞에 나아가 기도했다.

밤의 여왕이 다가와 긴긴 어둠에 나를 빠뜨리기 전까지

다만 당신의 그림자나마 비추소서.

한 줄기 빛조차 보지 못한다면

나는 영영 당신을 모르겠나이다.


이르시되,

나는 낮은 곳부터 높은 곳까지

어두운 곳에서부터 밝은 곳까지

너의 먼 아버지로부터 지금까지 있노라.


너의 존재는 비록 가시덤불일지라도

너의 부재(不在)는 존재보다 더 큰 고통이리라.

기어코 살거라.


밤의 호수를 지나

노를 저어 오거라.

긴긴밤 나는 너를 기다렸노라.

작가의 이전글 한여름 밤의 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