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2집의 리드 기타리스트였던 그를 추모하며
“넥스트의 기타=김세황” 인상이 강하겠지만 넥스트엔 꽤 많은 연주자가 거쳐 갔다. 밴드 여름사냥에서 활동했던 정기송이 1집 의 리드기타였다. 신해철과 오랜 친구인 그는 추모 콘서트에 종종 서기도 했다. 음향의 완성도를 높인 3집엔 특급 테크니션 김세황이 투입되었다. 기타리스트로 출발한 신해철은 그 정체성을 이입하고 장대한 사운드스케이프를 재현할 수족이 필요했고 김세황이 꿈처럼 나타났다.
넥스트의 최고작은 2~4집으로 갈린다. 신해철 본인은 소리의 수준 측면에서 4집을 꼽고 음악 세계를 집대성한 3집을 드는 팬도 많다. 개인적으론 ‘껍질의 파괴’와 ‘The Ocean: 불멸에 관하여’의 충격파 덕에 2집이다. 당시 ‘날아라 병아리’같은 잔잔함을 예상했다 헤비메틀 세례에 넉다운된 팬도 많았다. 2집 <The Return Of The N.EX.T Part 1: The Being>의 기타리스트가 며칠 전 베트남서 작고한 임창수다.
신해철은 종종 임창수에 애틋함을 표했다. 오래 같이하진 못했지만, 임창수의 필링은 김세황과는 또다른 개성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껍질의 파괴’ 중반부 속주와 메가데서 풍 ‘이중인격자’에서의 매서움, ‘The dreamer’의 감격과 ‘불멸에 관하여’의 전율. 어쩌면 동서고금 가장 좋아하는 록 음반 중심에 임창수가 있었다. 그저 볼 수 없어 존재감이 옅었을 뿐이다.
임창수는 손 부상으로 기타 연주를 접었다고 한다. 이후 음향 장비 사업가로 성공을 거뒀지만, 기타리스트 임창수가 더 궁금했다. 넥스트의 곡 혹은 솔로 작품을 연주하는 그의 모습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실재하지 않는 일, 이뤄질 수 없는 일이기에 더욱 안타깝고 애틋하다.
바이닐로 오랜만에 ‘The Ocean: 불멸에 관하여’를 들으며 밤을 지새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