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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염동교 Jan 31. 2024

멜라니 사프카(1947 - 2024)

The Saddest Thing 부른 독보적 음색의 소유자

뮤지션으로서 인구에 회자될 한 곡의 음악을 남긴다는게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 점에서 멜라니 사프카는 성공적이다. 낙엽이 수북한 어느 가을날, 쓸쓸한 정취를 되살리며 FM라디오에서 들려올법한 ‘The Saddest Thing’이 있기 때문이다.


아, 이건 국내 한정 이야기로 ‘The Saddest Thing’은 싱글 발매조차 되지 않았다. 사프카(Safka)라는 성씨도 현지에선 생경하다. 최대 음원사이트 스포티파이에서도 사프카론 검색되지 않으며 당시 활동명은 멜라니(Melanie)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RanxIzBac0k


‘The Saddest Thing’과 롤링 스톤스를 리메이크해 핫100 52위에 오른 ‘Ruby Tuesday’ 정도로만 알고 있는 멜라니 사프카는 파고들수록 대단한 예술가였다. ‘Lay Down (Candles in the Rain)’(1970년 6위), ‘Ring the Living Bell’(1972년 31위) ‘Peace Will Come (According to Plan)’(1970년 32위) 등 상위권 곡들이 모두 자작곡일만큼 탁월한 작곡가였다.


1위까지 오른 ‘Brand New Key’는 “나에게 롤러스케이트가 생겼다 – 넌 열쇠가 있다 – 자물쇠 풀고 우리 함께 하자”란 구조가 “열쇠와 잠금장치”라는 프로이드적 기호의 측면에서 성적 암시(Sexual Innuendo)가 있었다. 멜라니도 그러한 기호적 의미를 인지했으나 자신의 경험담에서 나온 귀엽고 일상적인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5G86LozxXK0


1971년에만 <The Good Book>과 <Gather Me>, <Garden in the City>를 발매할만큼 정력적이었고 음반 완성도도 수준급이었다. 이 당시의 멜라니는 개성적인 가창과 작곡 능력, 작품성을 갖춘 균형감있는 뮤지션이었다. 1967년 발매 당시엔 반응이 적었지만 스테디셀러로 활약한 ‘Beautiful People’(나중에 영국 팝그룹 뉴 시커스가 녹음하기도 했다)와 ‘People in the Front Row’ 등 멋진 곡이 많다.


멜라니는 조안 바에즈, 재니스 조플린고 더불어 우드스탁에서 공연한 세 솔로 여가수 중 하나기도 했다. 대중음악사에 기록된 중요한 사건인 우드스탁에 섰다는 것만으로 멜라니가 가지는 의미는 증폭될 수밖에 없다. 무대에서 멜라니가 ‘Lay Down (Candles in the Rain)’을 부를 때 관객들은 촛불을 켜주었다고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u9VTiAsliKs


‘The Saddest Thing’을 부른 라디오 추억의 가수, 상상 이상으로 위대했던 음악가 멜라니 사프카를 추억하며 다시금 ‘Ruby Tuesday’를 들어본다.


p.s. 최근 음악가를 주로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지인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서 ‘Lay Down (Candles in the Rain)’ LP를 봤다. 나 말고도 많은 젊은이들이 멜라니를 추억한다는 사실에 왠지 모를 감동이 밀려 왔다.


REST IN PEACE MELANI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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