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가 아닌, 클래식으로 회귀하는 '고객 여정'
관리가 쉬운 딱딱한 합성목재 의자와,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테이블.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가 모두 섞여 쏟아져 들어오는 열린 공간, 그리고 셀프서비스. 지금 한국시장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도심형 카페의 이미지다. 그런데 이웃나라 일본에서 이와 정반대의 카페 아이템이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며 선전하고 있다.
완충제가 가득 충전되어 안락한 느낌이 드는 소파, 어두운 색을 띤 커다란 테이블과 어깨 높이에서 개별 공간을 나누는 파티션들이 줄지어 있는 공간을 가진 ‘코메다 커피점’이다. 주로 면적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한 도심의 외곽이나 교외 주택가의 입구에 주로 출점하고 있는데, 2018년 말 기준으로 일본 전국에 800여 개가 넘는 매장을 출점할 만큼 인기를 누리고 있다.
코메다 커피점의 매력은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여유 있는 공간에서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커피를 즐길 수 있다는 데 있다. 하지만 코메다 커피점을 다른 커피숍과 구분하는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풀서비스’다. 손님이 직접 카운터에서 음료를 주문하고 셀프 픽업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점원이 테이블로 와서 주문을 받고 음료를 서빙하는 시스템인 것이다. 바로 이 점에 소비자가 열광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을 대상으로 이른 아침 6시부터 11시까지는 커피를 주문하면 삶은 달걀과 가벼운 토스트를 주는 세트메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이 큰 인기를 끌어 코메다 커피점의 일일 매출 가운데 40%가량이 오전에 일어난다고 한다. 코메다 커피점이 성공을 거두자 일본 내의 다른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도 비슷한 서비스를 앞다투어 내놓기 시작했다.
다방식 커피숍에 소비자가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최근 10년 사이 ‘셀프서비스’ 방식의 커피숍이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다 보니, 이 방식에 피로도를 느낀 소비자층이 분리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울러 모바일 기기가 대중화되면서 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카공족’이나, 회사 업무를 보는 ‘카페 노마드족’이 늘어나는 것도 이런 커피숍 확장세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코메다 커피점이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시장에 시사하는 점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급격한 인구 고령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조금 더 요금을 지불하더라도 편안한 공간,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을 원하는 소비자가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흔히 58년 개띠, 59년 돼지띠로 불리는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가 정년퇴직을 하는 시기가 도래하면서, 교외 주택가가 주거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 역시 코메다 커피점과 같은 풀서비스 접객이 선호될 것이라는 예상을 뒷받침해준다.
하지만 이런 ‘추억 아이템’을 ‘복고풍 아이템’으로 잘못 해석하면 정반대의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 예를 든 코메다 커피점의 경우 풀서비스 접객이라는 클래식한 서비스 방식을 현대적인 카페에 접목한 케이스다. 이를 단순하게 과거의 소품과 시설, 복고풍 인테리어를 적용 레트로로 해석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접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