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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래 Feb 24. 2023

피아노 일상 그리고 음악 생각


Saline Royale에서의 경험과 생각


프랑스에서 열리는 음악 캠프 Saline Royale은

포트폴리오 심사를 통해 각 악기파트의 음악가들을 선별한다.

아일랜드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계신 휴 티니 교수님

음악캠프에서 만난 교수님들의 연주곡에는 세월의 나이테가 고스란히 담겨있어 연주를 보는 내 가슴에 울림이 전해 져 두근거렸다.


Hugh Tinney class

연주 곡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나 자신을 만들어 가는 과정과 동일하다. 나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아야 하고,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 지 설령 그 과정이 고통스러운지언정 그렇게 습관처럼 의자에 앉아 음표와 씨름하며 나 자신과 직면한다.


variation de Mozart thème de Duport

모차르트 바레이션 중 일부

그간 손도 대지 않은 곡을 아주 짧은 단기간에 올려 연주하는 좋은 경험을 했다. 한편으로는 나는 참 서투르구나 또다시 느끼며 벽에 부딪히는 느낌도 내내 들었다.


무대는 정말로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에서만 서야 할까? 하는 아마추어적인 생각도 들었다. 진심이면, 진정성을 갖추면 그것을 충분히 청중과 즐겁게 나누면 되지 않을까 하는.


하지만 완벽한 때를 기다리고 있자면 정말로 영원히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아  때를 가리지 않고 무한시도하고 고치는 작업을 무한 반복 또 반복, 수고롭고 번거로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입할 거리가 일상에 많다는 것은 아마도 인생에 사랑 또한 가득하다는 뜻일 것이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적는 일기에는 하루가 고되고 힘들었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그래도,라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부사가 많다. 그래도 좋았고 행복했다고 나를 위로하며 하루를 예쁘게 포장하고 있었다. 그렇게 적으면 정말로 그날은 아름답게 마무리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2022년 작년의 이맘때 쯤의 일기


과정에서 오는 힘듦은 언제나 있었고, 실수투성이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일이 밝을 것이고 일어서고 또 일어서서 채워나갈 테니. 그렇게 소중한 하루하루를, 배우고, 실수하고, 고치고, 인생의 점을 채워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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