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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작가 Oct 23. 2023

방송작가의 동유럽 패키지, 아니 효도여행기 5

지난밤 묵은 호텔은 잠자리도, 조식도 아쉽다. 대신 커피는 맛있다.  일찍 주무시고 새벽에 일어나 덜그럭거리는 엄마 때문에 잠이 부족하다. 집에서는 규리 때문에 일찍 눈을 떴는데, 동유럽서는 엄마다. 아, 그러고 보니 내 딸냥이가 보고 싶다.


오늘도 어김없이 8시 출발이다. 휴양지이며 모차르트의 외가라는 장크트길겐.

20분 정도 걷고 나자마자 선택관광이다. 찰쯔캄머굿 호수 유람선  타기. 한국어 안내까지 나오는 데다 선장 보조원인 현지 여성까지 한국어를 좀 한다. 경치는 아름다웠지만 솔직히 이미 캐나다에서 무수한 호수를 보고 액티비티를 했던 터라 큰 감흥은 없다.


이제 할슈타트로 간다. 여기서 주어진 시간은 무려 4시간 반. 심지어 점심식사도 자유다. 푸니쿨라를 타고 전망대 도착.  무섭다며 싫다는 엄마를 겨우 설득해 사진 스폿에서 한 장 찍는다. 팀원들 연령대가 있는지라 사진 부탁해도 결과는 그저 그렇다. 대신 사진 찍어달라며 나를 찾는 분들이 여럿이다. 여기서 내가 제일 젊기 때문이다. 오늘은 큰소리친다. 이제부터 한 번에 1유로씩 받겠습니다. 사진 찍기로 친해진 부산  언니 4인방과 다른 언니 2인방이 흔쾌히 받아준다.


전망대 근처에서 또다시 다리가 아프다는 엄마를 의자에 앉혀두고 홀로 400여 미터를 더 올라간다. 끝은 소금광산 투어의 시작점이다. 두 시간 정도 걸린다는데 혼자 갈 순 없다. 아쉽지만 후퇴다.


마을로 내려와 걷다 보니 아까처럼 기념품가게, 식당, 호텔뿐이다.  점심 식사를 위해 구글을 검색했더니 뷰맛집뿐이다. 대신 경치값을 톡톡히 받는다. 노천의 케밥집과 버거집이 그나마 낫다고 한다.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엄마를 위해

케밥을 선택한다. 난 맛있었지만, 엄마는 계속 꿍시렁 댄다. 결국 엄마는 삼분의 일정도 남긴다. 그걸 버리지 않고 싸갖고 간단다.  


위쪽으로 성당이 큰 보인다. 마음 같아선 가고 싶었지만, 엄마가 다리에 쥐가 난다며 앉고 싶다고 한다. 가이드와 만나기로 한 장소 의자에서 쉬기로 한다. 그 사이 회사의 긴급한 일 좀 처리한다. 부산 언니들이 반대쪽을 가리키며 예쁜 정원이 있다고 한다. 갈등 생긴다. 엄마 두고 혼자 가느냐, 마느냐. 아쉽지만 마음을 접는다.


내일은 오스트리아의 마지막 잘츠부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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