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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 Aug 01. 2024

7월의 마지막 일지

강약약강

유독 강한 사람에겐 약하고 약한 사람에겐 강한 사람이 있다. 강약약강. 개인적으로 그와 비슷하게 느껴지는 언어로는 앞뒤가 다르다, 교활하다, 약삭빠르다, 비열하다, 모순적이다 등이 있다. 꼭 그런 유형의 사람들을 대할 때 내가 느끼는 특징이 있다. ‘?’가 많이 생각난다는 것. 그런 사람들의 행동을 보고 말을 듣고 있자면 저절로 그 행동의 이유와 말의 근원에 대해 궁금증이 솟아난다. 도저히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치밀어 오른다. 보통의 경우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거나 혹은 업무 중에서 굉장히 개인적인 일을 우선시하여 일에 차질을 빚고 분위기에 너무나도 맞지 않는 말을 하거나 꼭 자신의 중심으로 이야기를 돌린다거나 혹은 자신보다 낮은 사람 혹은 취약한 사람을 비하하는 언어를 선택하거나.      


나는 그런 사람(강약약강)의 유형과는 거리를 둔다. 웬만하면 깊은 관계나 나의 많은 것들을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없어진다. 이유는 그런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서 내 삶이 어두워지고 피폐해지고 쓸데없는 고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약약강의 사람이 나에게 다가오더라도 일정 제한선까지 넘어오게 만들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아니 안타깝지 않다. 있는 그대로를 얘기하는 것이니. 이 글은 최대한 그리고 진정 팩트기반으로 작성한다. ‘그’는 강약약강의 유형이다. 너무나도 극심한. 가끔은 이 사람이 한국에서 태어나지 않았고 2차 세계대전이나 미국의 텍사스에서 생을 시작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이나 자신의 생각이 굉장히 강하지만 겉으로 보이든 안으로 강하든 자신보다 강력한 사람에겐 조용하고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여성이나 나이가 어리거나 혹은 나이가 너무 많은 사람에 대한 태도는 정말 경악스럽다.      


경악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비하발언은 수시로 들었다. 그리고 그 이유들은 정말 자신의 기준일 뿐이다. 그래서 가끔 대화를 할 때에 누군가에 대한 비난이나 비하 혹은 행동을 볼 때면 한숨이 절로 나오기도 하고 심지어 한숨이 나오지 않아 가슴 중앙이 협심증환자처럼 뻐근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땐 내가 협심증이 있는 걸까 의심이 들기도 한다. 내가 항상 놀라는 부분은 나보다 어리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도 일반화를 해서는 안되기는 한다. 이것도 나의 편견일 수 있다. 내가 성장해 온 환경 그리고 경험한 것들이 누군가를 평가하는 잣대여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나는 나보다 어린 사람에게선 나보다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겐 나보다 더 많은 경험을 한 것에서부터 오는 지혜와 명철을 전제로 깔고 있기는 하다. 그래서 나보다 어린 ‘그’에게서 보는 답답하고 경악적인 행동과 말은 나를 더욱 돌아서게 만든다. ‘그’로부터.    

  

현재 ‘그’는 전에도 몇 번 얘기했지만 정말 나에겐 밝게 웃기도 하고 장난도 치고 스스로 너스레도 떨고 제 나이의 사람처럼 보인다. 그것은 내가 시작점을 긍정으로 두었기에 그랬을 것이라 판단된다. 그전엔 정말 또렷이 이상했으니까. 내가 긍정적으로 대한 이후에 바뀐 것이니 충분한 근거라 생각된다. 그래서 조금 더 경계한다. 느슨하게 풀어져선 안된다. 분명하게도 ‘그’는 강약약강이다. 그런 유형의 사람은 독사같이 약점을 파고들 수 있다. 관계에 있어서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관계를 오히려 망치고 해치는 길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더욱 나를 가다듬는다. 달리기를 하며 마음과 몸의 근육을 다지고 글을 쓰며 생각과 정신을 정리한다. 내가 나를 가다듬지 않아 약자가 된다면 독사는 그 부분을 파고 들것이다. 나는 분명 ‘그’의 후임이다. 내가 낮은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나에게도 강약약강의 행동을 보인 경우가 있었다. 물론 내가 그 틈을 바로 메우고 틈을 갈라놓을 시간을 주지 않았지만 말이다. 방심은 금물. 정말로 ‘그’ 에센 방심은 금물이다.      


길지 않은 삶을 살아가면서 정말 세상엔 다양하고 또 다양하고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지했다. 매 순간, 언제 어디서나 어떤 방식으로든 나와는 다르고 나와는 멀고 나와는 떨어질 사람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럴 때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며 어떻게 나를 지킬 수 있는가.      

사실 그에 대한 대답은 내 중심에도 있겠지만 상대방을 잘 들여다보는 것에도 있다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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