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 없는 자신감"

by 정태영

허준이 라는 사람이 “근거 있는 자신감보단 근거 없는 자신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보다 한 참 나이가 적은 사람이지만 참으로 "맞는 말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거기에 더해 나이들어 알게 모르게 줄어드는...마치 얼음이 녹듯이 한 참 시간이 지나고 보면 거의 다 없어진 젊은날의 자신감을 회고하며 한숨 짓는 노인들 처럼 자신감이 거의 없어졌는데...



나 자신도 그러한 모습을 바라보며 자신이 거의 없어져 버린 나이에 들어 그러한 말을 들어보니 새삼 스스로에게 자신이 불어 넣어진다. 묘한 인간사인지, 아니면 철리( 哲理)인지 ... 묘하다.


더욱 보통은 나이든 사람의 말이 더 심오하게 들리는 법인데 이는 반대이다. 내 나이 70대 중반이고 그의 나이 40대 초반이니 꺽어진 나이의 젊은이의 말이 교훈처럼 다가오니 참 묘하다.


허준이는 미 프린스턴대 교수이다. 수학분야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필즈상을 받은 인물이다. 앞의 그의 이야기는 그가 2022년 2월 서울대를 방문하여 ‘허준이 교수 필즈상 수상기념 수학강연회’에서 참석 학생들에 한 연설이다.

그는 덧 붙여 “근거 있는 자신감은 언젠가 반드시 깨질 수가 있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허준이의 말처럼 확신에 찬 신념은 많은 경우 무너지는 수가 많다. 숫자가 뒷받침되는 근거있는 자신감도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역사의 사례를 한 두개 들어봐도 증명된다.


사례 1)

일본이 1941년 진주만을 칠 때 일본은 자신했다. 그냥 허풍으로 자신한 것이 아니다. 숫자에 근거한 자신이었다. 당시 일본 군사력은 세계 최강급이었다.

당시 미국과 일본의 전력을 비교하면 일본은 육군 병력이 170만, 미국은 180만이었다.


해군 전력은 태평양만을 두고 볼 때 압도적으로 일본이 우위였다. 일본은 전함 11척, 항공모함 10척, 잠수함 65척이었다. 이에 비해 미국은 태평양에 전함 9척, 항공모함 3척뿐이었다. 잠수함은 112척이었으나 대부분 대서양에 배치되었었다. 그리고 기능 면에서는 일본의 전함 전투 능력이 미국의 것 보다 우수했다.

* 참고로 세계 최초의 항공모함은 일본이 1922년에 건조했다.


전투기도 일본 대략 3000대. 미국 4500대(태평양 배치는 소수, 대부분 대서양 면에 배치). 그러나 일본의 제로센 전투기는 미국의 P-40 커티스 전투기 보다 우수했다.

일본은 미국이 동서 양 대양에서 전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



사례 2)

2차 대전 직전 독일의 군사력은 영국을 압도했다. 독일은 약 370만명 이상 병력 동원 능력을 가졌고, 영국은 약 89만 상비군이었다. 전차는 독일이 약 3,500대, 영국은 약 250대 정도였다.독일은 전투기 약 1,450대, 영국은 약 950대였다.


독일은 또한 압도적인 대규모 기계화 및 기갑 전력을 보유했다


일반적으로 전쟁을 먼저 거는 쪽은 대부분 자신감에 근거해 전쟁을 먼저 시작한다. 그러나 승패는 그와 반대인 경우가 많았다.


최근의 예를 보아도 2022년에 발발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러시아측 생각으로는 단 기간 내에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압도적 군사력에 압도적 국가 크기, 인구 수 등을 근거로. 그러나 2025년 11월 현재 전쟁은 4년째 이어지고 있다.


1812년 나폴레옹이 러시아를 침공했을 때도 승리를 자신했을 것이다. 동원 병력만 60만이었다. 그러나 다 알다시피 처참한 실패였다.


그러니 근거있는 자신감 보다 허준이 말처럼 근거없는 자신감이 더 좋은 것 같다.

밑져야 본전이기 때문이다.

나이들어 삶의 날 수적 (日數)한계 때문에 뭘 해야할까 망서리다가 세월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다시 자신감 갖기 좋은 말이다.


주 : 허준이 기사.

https://www.snu.ac.kr/snunow/snu_story?md=v&bbsidx=137463

https://www.donga.com/news/People/article/all/20220728/114692750/1

[ “근거 있는 자신감보단 근거 없는 자신감이 중요”···허준이 교수가 밝힌 성공비결

“근거없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근거 있는 자신감은 언젠가 반드시 깨질 수가 있다”


입력 2022.07.27 18:41

수학자 최고의 영예인 필즈상을 수상한 허준이 교수가 2022년 2월 13일 한국을 방문하여 서울 동대문구 한국고등과학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자신감이 중요해요. 근거 있는 자신감 말고 근거 없는 자신감이요. 근거 있는 자신감은 언제든 부서질 수 있어요. 필즈상을 받았다고 하면 수학에 재능이 있다고 확신이 들까요? 근거가 없는 자신감이 유연성을 줍니다”

허준이 미 프린스턴대 교수가 서울대가 2022년 2월에 주최한 ‘허준이 교수 필즈상 수상기념 수학강연회’에 연설에서 참석한 학생들에게 한 말이다.

강연이 끝난 뒤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대부분 학생들의 질문이었지만 연구진의 질문도 있었다. 허 교수는 전문 분야가 아닌 컴퓨터공학 등에 대한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 “어려운 문제는 하지 않습니다”라고 솔직히 답하기도 했다.

강연을 들은 대학원생 이상규씨(26)은 “진로나 연구 방향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교수님의 강의를 듣고 동기부여가 많이 됐다”면서 “생명정보학 전공이라 수학을 접목할 때 기초가 약해 불안감이 컸는데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을 듣고 용기가 생겼다”고 말했다. 허 교수 바로 옆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사인을 받은 대학생 채지민씨(21)도 “불안했었는데 허 교수의 말을 듣고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의 꿈은 시인이었다. 대학 진학은 수학과가 아닌 문리천문학과로 했다. 학부 졸업반이 되어서야 수학자가 되었다. 갈팡질팡 진로를 바꿔온 허 교수는 2022년 2월 5일 ‘수학계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했다. “이 길이 맞을까 하는 불안감에 어떻게 대처했느냐”는 학생의 질문에 허 교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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