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삼백일언이폐지왈사무사(詩三百一言以幣之曰思無邪) 의미

“있는 그대로의 마음”

by 정태영

공자는 시 삼백편을 한 마디로 말하면 사무사라고 하였다. “시삼백일언이폐지왈사무사詩三百一言以幣之曰思無邪”

여기서 思無邪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는 각자 알아서 이해하거나 느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처음엔 한문 그대로 邪를 사악한 마음 등으로 해석했는데 그것보다는 요즘엔 思無邪를 “있는 그대로의 마음”으로 이해하고 있다. 꾸밈없이 순수한 마음이라는 의미이다.

詩經의 몇 개 시를 읽어 보고 (다 읽는다는 것은 나로썬 어렵고, 뜻도 잘 모르겠고, 재미도 그저 그렇고해서) 곰곰히 뜯어 보고, 음미해 보아도 결국은 대부분의 시가 그냥 마음 느끼는 데로 가식 없이 꾸밈없이 그대로 표출인 것 같다.


말하자면 요즘 유행가에서 사랑이나, 슬픔, 이별 등을 여러 감정, 이를테면 애잔한 마음, 그림움, 간장이 찟어지는 듯한 아픔, 잔잔한 슬픔, 어떤 때는 즐거움, 박장대소 등으로 제 멋대로 자기 감정이 이끄는 대로 표출하는 것처럼.


시경의 많은 부분이 당시 유행가 정도 인 것 같다.

지방 민요나 가요를 담았다는 國風의 노래나, 궁중의 노래를 담았다는 아(雅)나, 조상에 대한 추모라고 하는 송(頌)이나 몇 개 음미해 봐도 우선 꾸임이 없는 진심어린 마음이나 정서가 베어나옴을 느낀다.


朱熹는 논어 위정편에 나오는 이 구절(詩三百一言以幣之曰思無邪)에 주석을 달았다. “무릇 시의 말이란 착한(善) 것이며, 이 착한 것이 인간의 착한 마음을 감동하게 나오게 한다” 라고 말하며, 정자(程子)의 다음 말을 인용하였다. “정자왈사무사선야(程子曰思無邪誠也)” 즉 정자는 思無邪는 精誠이라고 해석하였다고 말했다.


종합하여 보면 思無邪는 생각이 선하고 매사에 정성을 들이는 마음 가짐이란 뜻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러한 해석에 동의한다. 즉 착한 마음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는 것이 바로 시다. 그리고 오늘날 유행가도 그러한 심정이나 마음의 발로인 것이다.



참고로…

시경의 시를 이후 유교 전성시대에 후학(儒家들)들이 이러한 유행가를 무순 도덕적이고 국가적이고 임금의 덕과 신하의 충성 등의 해석을 갔다 붙여 놓았는데 나는 ‘좀 웃기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 실린 시를 해석하는데 시험에도 늘 출제되었듯이 어느 구절이 뭐 민족을 뜻하고 나라를 뜻하고 하는 식으로 의미를 부여하여 가르치고 시험에도 출제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그 때는 시험 점수 따느라 그냥 가르쳐 주는데로 답안을 외워 시험을 치뤘는데

지금 생각하면 참 ‘이것도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툭하면 “아,님은 갔습니다”라는 싯 구절이 있으면 ‘님’은 조국을 뜻하고 민족의 혼을 뜻하는 등등 나부랑대었는데 이건 완전히 작위적이고 조작적인 교육이었지 않나 싶다.


그냥 님이나 임이지… 그리운 사람일 수도 있고 사모하는 짝 사랑 여인일 수 도 있고 말이다.


사실 옛날 일반 대중 즉 백성은 먹고 살기에 바빠 정치니 뭐니 하는데는 별 관심이 없었다. 그저 열심히 착하게 살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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