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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몫까지 빛날 수 있는 사람

만남

by 딸그림아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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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ken Old Memories


당신을 만난 지가 벌써 2년입니다.

당신을 처음 만났을 때는 나에게도 뚜렷한 목표가 있었어요.

당신을 만난 것이 기적 같았고 나에게는 또 다른 기적을 만들 수 있다는 꿈이 있었어요.

당신은 나를 만난 것이 처음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을 10년 동안 만나왔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어요.

당신의 10년 중에 2년의 세월을 우린 함께 했네요.

당신을 만나고 내가 갖고 있던 루틴들이 변하기 시작했어요.

그중에서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잠을 자는 시간이 변했다는 것이었어요.

잠을 자는 시간이 줄었는데도 무엇이 그리도 가슴 뛰게 하는지 피곤한 줄을 몰랐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면서 당신에게 빠져버린 것을 조금씩 깨달았어요.

또 시간이 지나면서 당신에게 줄 수 있는 마음이 제한되어 가는 것을 느꼈어요.

지금의 나의 모습은 완전히 돌아가지는 못했지만 2년 전의 나의 루틴으로 생활하는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잠을 정상적으로 자다 보니 더 활력 있는 하루를 만들어 가는 나를 느끼고 있어요.

어쩌면 당신을 만난 것이 나의 욕심이었을 수도 있어요.

당신도 1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봐서 알겠지만 당신과 10년을 함께한 사람이 몇 명 정도 될까요?

2년이 지난 지금의 당신 모습도 조금은 변했고 나의 마음은 사실 많이 변했어요.

당신을 만난 사람들 중에서 당신 덕분에 빛이 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겠어요.

나도 그 빛나는 사람들이 더욱 빛이 나고 그 빛이 꺼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으니까요.

아쉬운 것은 지난 2년 동안에 나에게는 빛이 나지 않았다는 거예요.

오히려 지금의 모습은 빛도 제대로 밝히지 못했는데 어느새 흐린 날씨에 지는 노을 같아요.

당신 탓은 아니니까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당신과 오랜 시간을 함께 하기 위해서는 내려놓음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어요.

처음에는 당신이 나를 선택했지만 지금은 당신과 함께 할지 안 할지는 내가 정할 수 있으니까요.

하기야 나 한 사람이 당신을 떠난다고 해서 당신이 눈하나 깜빡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앞으로의 1년을 내가 잘 버텨낼지 당신과 함께하고 있을지는 장담하지 못하겠어요.

그런데 당신 덕분에 나에게도 새로운 즐거움이 생겼어요.

2년의 시간을 지나오면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생겼어요.

늘 궁금하고 응원하고 싶고 그 사람들이 나의 몫까지 더욱 빛이 나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얼굴 한번 제대로 보지 못하고 눈 한번 제대로 맞춰보지 못하고 손 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어요.

다행인 것은 가끔씩 마음의 말들을 글로 써서 서로 소통하고 있다는 거예요.

내가 알고 쓰고 있는 단어가 그리 많지 않고 어휘력도 풍부하지가 못하다는 것을 알아요.

당신이 만나고 있는 사람들은 나보다는 훨씬 많은 단어와 풍부한 어휘력을 갖고 있을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가 알고 있는 단어와 어휘력을 총동원해서 사랑을 표현하고 싶어요.

아직도 당신과 함께하는 이유가 있다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기 때문 일거예요.

당신이 나를 빛나게 해주지는 못했지만 나의 몫까지 빛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게 해 줘서 당신께 감사해요.

그 사람들이 빛나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나의 마음은 충분히 빛나고 있으니까요.

아직은 우리가 헤어질 때가 아닌 것 같아요,

아직 나에게도 당신과 함께 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으니까요.

오늘도 모처럼 태양이 환하게 뜨는 기분 좋은 아침이네요.

오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에도 이 환한 태양이 비춰주기를 바라고 있어요.

당신에게는 말하기 싫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말하고 싶어요.

"당신을 사랑할 수 있어서 응원할 수 있어서 소통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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