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계절이 있네요

아픔의 계절

by 딸그림아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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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One is Unit Zero Except the Bad One


비가 내리는 날에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자동차 앞유리에 빗방울이 세차게 부딪힐 때도 있고 어떤 시점에는 빗방울이 앞유리에 부딪히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비가 그쳤나 보다 생각할 때쯤엔 다시 빗방울이 자동차 앞유리를 세차게 때리고 있습니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었는데 잠깐 빗방울이 없어졌다고 비가 그친 것으로 생각한 것입니다.


어느새 고등학교 9학년 1학기는 빠르게 지나가 버렸습니다.

예상대로 원하던 좋은 성적도 얻었습니다.

그리고 되돌릴 수만 있다면 되돌리고 싶은 9학년 2학기를 2016년에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2016년 3월에 딸이 갑자기 전문 상담선생님께 상담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학교에도 상담선생님이 계셨습니다.

그런데 딸은 다른 곳에서 상담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4월 11일에 KYCC(한인 청소년 회관)라고 잘 알려진 봉사센터에 상담선생님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사정을 말씀드리고 예약을 했습니다.

예약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학교 담임 선생님과 통화를 하고 싶었습니다.

딸이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정말 마음이 답답했고 딸을 도와줄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딸아이의 Home Room Teacher(담임 선생님)는 한국 여자분이셨고, 한국어를 가르치시며 이중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시는 아주 멋진 분이셨습니다.

딸이 고등학교를 선택할 때 많은 영향을 주신 분이기도 했습니다.


"선생님! 학교에서 사라에게 무슨 일이 있나요?"

"안녕하세요? 사라 아버님, 저도 전화를 드릴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전화를 주셨네요."

"선생님! 혹시 사라가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지 않나요?"

"사라아버님! 사라가 그런 얘기를 꺼내기에 제가 알아봤지만 우리 9학년에는 전혀 그런 일이 없어요.

그런 일은 제가 제일 싫어하는 일이고요."


담임선생님은 사라가 중학교 때 열심히 공부한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사라의 꿈이 MIT공대에 가서 공부하는 것이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딸아이가 쓴 에세이를 보시고 특별히 칭찬하시면서 동료 선생님들에게 보여줄 정도로 딸아이를 예뼈하셨습니다.

9학년 President(회장 혹은 반장)도 시켜주시면서 잘 될 아이는 밀어줘야 한다고 하실 정도로 과분한 사랑을 주신 분이십니다.

그런 분의 말씀이지만 학교에서는 아무 일도 없다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습니다.

갑자기 딸아이가 평상시에 하지 않았던 이상한 행동들을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딸의 활발하던 모습들이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고 고민과 걱정이 많아 보이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딸이 너무 열심히 달려가고 있기에 힘들어서 그런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드디어 4월 11일이 되어서 KYCC(한인 청소년 회관)의 상담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빠로서 해줄 수 있는 것이 너무 한계가 있어서 많은 기대감을 갖고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상담을 통해 딸의 마음이 안정되고 딸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었습니다.

상담이 시작되었고 얼마 후에 나온 상담선생님이 따로 저희 부부를 면담하면서 딸에게 있었던 일들을 얘기해 주었습니다.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딸은 여전히 외톨이였습니다.


중학교에서 같이 학교생활했던 꽤 많은 아이들이 같은 학교로 와서 학교생활을 같이 하고 있었습니다.

물론 딸이 알지 못했던 아이들도 다른 지역에서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변하지 않은 그때 그 아이들은 다른 지역에서 온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주어서 딸은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아빠! 나 학교 다니기 싫어요."

"아빠! 나 꼭 고등학교를 졸업해야 돼요?"


학교생활을 힘들어하는 딸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을 포기하고 싶어 했습니다.

하지만 고등학교 자퇴는 18살 전에는 절대 허용되지 않았고 18살이 넘어야 부모가 허락하면 자퇴가 가능했습니다.

휴학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되는 것이 법이라는데 어떻게 해서든지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일단 얼마 남지 않은 9학년 2학기를 잘 마치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었습니다.

딸을 다독거리면서 이번 학기가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조금만 힘내서 다녀보자고 얘기했습니다.

딸은 힘든 모습이 보일 정도로 풀이 죽어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2학기를 잘 마치게 되었습니다.

그사이에 나는 학교 Counselor(교무주임)를 만나서 딸을 도울 방법을 의논하였습니다.

어떻게든 학업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딸과 함께 꿈을 꾸어오던 나에게는 이때가 무척이나 아픈 하루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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