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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재윤 Aug 24. 2022

관계의 어려움.

멀지도 않게 가깝지도 않게

글쓴이 주:  먹고살기 힘든 5, 60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던지는 삶과 행복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입니다.

쌀장사로 20년을 살아온 제 경험과 느낌을 바탕으로 재미있게 풀어보고 있습니다.



관계의 어려움.    

//멀지도 않게 가깝지도 않게     


‘자연산’은 올해 6학년이 되었다. 자연산은 늦둥이 막내 딸아이의 별명이다. 이란성쌍둥이로 태어난 언니와 오빠는 인공수정으로 힘들게 태어났다. 늦둥이 막내는 언제 생겼는지도 모르게 저절로 생겨난 새 생명이다. 그래서 자연산이다. 


학년이 바뀌면 아이들은 늘 하는 걱정이 있다. 그것은 반편성에서 과연 어떤 친구들이랑 같은 반이 될 것인가이다. 우리들도 어렸을 때 나랑 친한 친구들이 같은 반에 많이 배정되었으면 하거나, 저 친구 하고는 같은 반이 되지 않았으면 하기도 하는 걱정을 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인기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내가 외톨이가 되지는 않을까. 그래서 친구들한테 과도한 친절을 베풀기도 한다.


박진영 교수의 칼럼 ‘관계의 어려움’에서 읽은 내용인데 사람들이 관계를 맺을 때는 성장지향형과, 결핍 감소 지향형이 있다고 한다.


성장지향형은 자신감 있는 긍정적인 인간관계를 바탕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교감을 느끼고 서로 의지한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이를 편하게 받아들여서 서로에게서 깊은 우애가 형성된다고 한다. 


 반면 결핍 감소 지향형은 사람들로부터 관심받고 남들과 가까워지고 싶은 욕구는 있지만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하면 어쩌나 하는 지나친 두려움이 많다고 한다. 사랑받고 싶은 자기 자신의 욕구 충족을 위해 친절을 베푸는 경우가 많아 상대방이 부담을 느낀다고 한다. 그래서 결핍 감소 지향형은 자기 만족도가 낮다고 한다.  


막내는 여전히 걱정이다. 더욱이 코로나 대유행으로 학교에 등교했을 때 마스크를 쓰게 하고 친구들하고 이야기도 못하게 해서 이젠 학교에 가는 것도 심드렁하나 보다. 그런데 새로 반편성을 해서 친구들을 갈라놓는다니..


아빠는 딸에게 특별히 사이가 나쁜 친구가 아니라면 괜찮은 거다, 싫지도 않고 좋지도 않은 친구들이 많을 때가 제일 좋은 거라고 말해준다. 


딸아, 아이들 때는 함께 어깨동무하고 운동장을 뛰어다니고, 철봉에 매달리고, 같이 그네를 타고 놀아 줄 친구들이 최고란다. 나는 저 친구가 좋은데 저 친구가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하고 걱정할 필요가 없단다. 그럴 때는 나와 같이 뛰어놀만한 다른 친구들과 친하게 지내면 되지. 우정은 꼭 단짝으로 붙어 다녀야만 깊어지는 것은 아니란다.      


퇴계 이황은 수십 년의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고봉 기대승이 편지글로 물어오는 일들에 대해 성심껏 답해준다. 고봉에게 첫 편지를 보내는 1558년 명종 13년에 퇴계는 지금의 국립대 총장 격인 성균관 대사성이었다. 기대승은 이제 막 과거에 급제한 청년이었다. 이 편지 교류는 1570년 퇴계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13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었다. 퇴계와 고봉, 편지를 쓰다. 김영두 옮김.


글은 서울과 퇴계의 고향을 오가기도 하고 고봉이 사는 곳을 서로 인편으로 보내면서 서너 달이 걸리기도 한다. 요즘처럼 우편이나 전화가 없던 시절에 일일이 인편으로 부친 편지에 세대를 초월한 사람과의 우정이 새삼 그립다. 


신영복 선생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증보판 서문을 쓰시고,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를 쓰신 전우익 선생과 아동 문학가이자 교육가이신 이오덕 선생의 동갑내기 우정은 아빠가 딸에게 이야기해 줄 만한 인간다운 우정의 표본이다. 


인생에는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는 두세 명의 진정한 친구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사실은 자연산 늦둥이가 아주 많이 더 나이를 먹어야 알 수 있는 일이겠지?


어른들의 대인 관계도 그렇다. 남들에게 좋다고 나에게도 좋은 것은 아니다. 나는 나일뿐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인증받기 위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잘해줄 필요는 없다. 그러다 보면 나만 상처를 받게 된다. 모든 사람들에게서 인증받을 필요는 없다. 


사실 이것은 조그만 자영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거래한 지 오래된 식당 사장님들이 식당에 자주 들리는 손님들 이야기를 할 때가 있다. 손님들이 털어놓는 이런저런 고민거리들과 관련된 것인데 동생 같은 사람에게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해주었다고 내심 무척 자랑스러워하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걱정한다. 식사 손님들이 밥 먹으러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꼭 해답을 얻기 위해서 일까? 식당 주인이 무슨 상담사도 아니고 자기 고민을 식당 주인이 해결해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고민을 털어놓는 것은 아닐 것이다. 

원래부터 알고 지내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식당 주인은 그저 식당 주인 본연의 자세를 유지하면 된다. 그냥 들어주면 된다. 가끔 맞장구나 쳐주고 말이다.


무수히 많은 식당들은 무수히 많은 고객들과 잠재고객들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무수히 많은 고객들은 오늘 한 그릇 식사를 위한 무수히 많은 식당들을 떠올릴 수 있다. 무수히 많은 식당과 무수히 많은 고객의 관계일 뿐이다.


식당 사장님들 중에는 자신이 무슨 큰 맛집이라는 듯 자랑으로 삼을 때가 많다. 예를 들면 광복동 쪽에 계시는 식당 사장님이 우리 집 단골손님 한 분은 저 멀리 금정구에서도 차를 타고 온다는 것이다. 우리 동네 손님들은 수준이 낮아서 우리 식당이 이렇게 잘하는 집인지 몰라준다고 서운해한다. 


나는 그렇다고 맞장구를 쳐준다. 요즘 같은 시대에 같은 부산 시내 금정구에서 광복동이 먼 거리인가. 입에 맞는 밥 한 그릇을 위해서 일부러 차를 타고 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는 광복동에 볼 일 보러 왔던 손님이 우연히 전에 한 번 와본 적이 있는 식당에 다시 들린 것일 가능성이 더 많다. 멀리서 손님이 일부러 찾아올 정도면 그 동네 사람들이 그 식당을 몰라줄 리 없다.


우리 식당이 맛집이라서 일부러 찾아왔다고 자랑삼을 것이 아니라 우연이라도 한 번 왔던 손님이 다른 식당에 가지 않고 다시 찾아 준 것에 감사드리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아무리 맛집이라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단지 겸허한 자세로 손님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면 된다. 이 동네는 수준이 낮아서 우리 식당 하고는 수준이 안 맞다고 하면 참 곤란하다. 


멀리서 오는 한 사람의 손님을 자랑할 것이 아니라 우리 가게 근처에 사는 동네 사람들을 한 사람이라도 더 오게 하는 것이 식당을 위해서 좋은 일이다.




-by 하재윤-

글쓰기 프로젝트     


가제: 쌀장사 20년, 인생은 아름다워!

부제: 외롭고 높고 쓸쓸한 당신에게..     


들어가는 말     


목차          


1. 인생은 닥치는 대로 사는 것. 10 꼭지

순전히 내 탓이다.

인생은 느닷없고..

모든 선택은 나의 것.

적당히 하고 살아요.

아들, 독립. 성요셉마을로 가다.

천직, 아름다운 마무리.

물밑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다.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받아들이자, 세상은 불공정하다.

능력주의 최대 다수 최대 행복      


2. 장사는 힘들어. 10 꼭지     

장사 시작! 행복 끝, 불행 시작.

환경에 적응하라, 단군의 맛.

겸손은 어려워.

너는 사장님인데 나는 왜 아저씨야.

인생은 허허실실이야!

직원을 잘 모셔야!

먼저 인간이 돼라(미완).

소통은 힘들어.     

사장님, 당신이 문제였어.

부가가치세는 내 돈이 아니야.     


3. 세상이 만든 질서에서 벗어나기. 11 꼭지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      

가다가 지치면 쉬면 된다.

인생은 로드무비다.

“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

더글라스 대프트. 코카콜라 회장의 신년사.

버틀란트 러셀에 의하면..         

행복이 뭡니까? 즉문즉설.

자영업자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운명인가?

지혜로운 부자가 되어라

고마운 황 부장.

두 번째 가족여행, 절반의 채석강.          


4. 내 인생의 주인 되기. 11 꼭지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뭘까? 

직장인으로 사회운동가로.

몸으로 때우는 사람.

생활의 달인은 무심한 듯 흐르는 세월의 훈장.

늘어나는 청년 창업. 

현재의 자녀교육 맹목적 대학교육 필요한가.

■현재 글☞☞   관계의 어려움. 

스톡데일의 역설.

나무는 한 겨울에도 자란다.

수주대토守株待兎.                    


5. 인생은 한 방향으로 버티는 힘이다. 10 꼭지     

가늘고 길게. 운동은 기본이야.

퇴장당하지 마라. 우리는 타격왕.

존버, 버티고 또 버틴다.

기상새설(欺霜賽雪).

빈센트 반 고흐, 돈 좀 빌려줘!

생각에 관한 생각.

태산불사토양泰山不辭土壤. 

벼랑 위의 사람들..

작게 시작해서 크게 성공하라.

유튜브는 그만. 배우라 끊임없이 변화하라.          


6. 인생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10 꼭지     

마음이 뿌듯해, 마음의 평화. (미완)

강유剛柔.(미완)

쉰이 아흔을 만나다. 삶과 죽음 대해서..

은퇴 뒤 노후는?

노후를 위한 연금은?

쉰, 이제 우리도 슬슬 은퇴를 준비해야 합니다. 벌써?

인생 2 모작? 우리 같은 자영업자에게는 가늘고 길게가 최고야.

오잉? 인생 3 모작? 그런 건 없어. 이제 곧 우리 차례!

데스 클리닝.

어디서 어떠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을 것인가? 99881234 가능할까?          


에필로그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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