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된 자녀 뒷바라지에 '몰빵' 하는 것은 노후를 망치는 지름길.
나는 초등학교 6학년 막내 딸아이를 키우고 있다. 언니랑은 12살 차이가 나는 늦둥이다. 나보다 젊은 요즘 엄마 아빠들의 아이 교육에 대한 열정은 실로 두렵기까지 하다. 영어로 이야기하는 어린이집이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월 수업료(?)가 100만 원 가까이한다고 한다. (수업료인지 탁아료인지 모르겠다.)
막내가 서너 살 쯤일 때 안락동 문현곱창 사장님한테로 배달을 갔다. 사장님은 내가 첫 개업 때부터 거래해 오신 분이다. 가족들의 이야기를 소상히 알고 계신다. 막내 이야기부터 이것저것 안부를 물어주신다.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사장님한테 다섯 살 조카 손자가 있는데 못하는 말이 없단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날, 손자가 사장님 가게에 놀러 왔다.
- 며칠 있으면 크리스마스네. 올 크리스마스에는 누가 무슨 선물을 줄까 기대되네.
라고 하더란다. 사장님은 초등학교 5, 6학년쯤 돼야 나오는 문장을 다섯 살짜리가 하고 있다고 혀를 찼다. 요즘 아이들이 영악해진 것인지 영 아이들다운 맛이 없다는 것이다. 옛날 세대들이 상상할 수 없는 아이들의 뛰어난 어휘력은 이해할만하다. 아마도 책읽어주기의 효과일 것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해 본다.
주변의 후배들 중에서 말이 늦되는 아이가 걱정돼서 언어 치료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다는 얘기를 더러 듣는다. 언어 표현이 원활하지 못한 원아들에게 어린이집에서 쉽게 권하는 탓이다. 그러나 실제로 언어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예후가 안 좋은 경우는 비교적 드물다. 치료가 필요한 자폐 증상은 그보다 더 어린 나이에 이미 발견되는 경우가 더 많다.
또 언어치료를 방문 학습지 교재쯤으로 생각하기 쉬운 부모들은 언어치료를 하고 나면 자녀에게서 폭발적인 언어 표현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곳저곳 상담센터로 끌려 다니다 보면 아이는 더 불안해진다.
사실 큰딸아이도 어릴 때 어린이집에서 언어치료를 받아보라는 권유를 받은 적 있다. 아들이 크나큰 장애를 안고 태어났지만 나는 큰딸아이의 말이 늦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았다. 큰딸은 별 탈 없이 잘 성장했다. 어릴 때부터 하고 싶어 했던 영상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영상 미디어 부문에서 훌륭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요즘 젊은 청년들의 취업문제가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오죽하면 연애, 결혼, 출산, 주택, 인간관계를 포기한다는 ‘5포 세대’라 하겠는가? 사실 취업문제는 요즘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1990년 대 중반에 사회인이 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대학들의 최대 관심사는 학생들의 취업이었다. 내가 졸업하던 해에는 졸업생들의 취업률이 저조해서 당시에 으레 준비하던 졸업사은회도 취소되었다. 사은회란 4년 동안 가르쳐주신 은사님들을 모시고 감사의 자리를 마련해서 술과 음식으로 서로 축하해 주는 자리를 말한다. 그런데 학생들의 취업률이 너무 저조하니 사은회를 마련한다는 것이 민망할 만큼 취업 분위기가 안 좋았던 것이다. 인근 지방대학들의 분위기도 모두 비슷했다.
그로부터 30여 년이 흐르는 동안 지금 우리 자녀들의 사회진출은 더더욱 힘들고 어려워졌다.
거래업체의 배송직원들이 자주 바뀌기도 해서 서로 인사를 나누는 일이 자주 있다. 전에는 사회통념상 허드레로 육체노동을 하시는 분들은 좀 못 배우신 분들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런데 요즘에는 새로 직장을 구해서 배송일을 다니시는 분들을 보면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소유하신 분들이 많다. 배송일을 하는 형님뻘 한 분은 부산시 금정구 구청장과 부산대학교 같은 과 동기동창이다. (지금은 전(前) 구청장이 됐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 낙선했다.) 50대 후반인 분들이 부산대학을 졸업했다고 하면 당시에는 제법 우등생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인생의 후반기에 배송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성적순이 아닌것은 행복뿐만이 아니다. 세속에서 바라보는 출세의 회전의자도 대학 서열이나 학교 성적에 따라오지 않는다.
가끔 우리나라의 어긋난 교육열이나 맹목적인 대학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나라 청소년 교육은 청소년기를 미래에 잘 살기 위한 투자의 시기로만 보고, 어떻게든 친구들과의 경쟁에서 이겨서 사회적으로 우수한 어떤 직업인으로 살아가도록 할 것인가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 (☞ 원은정. 내 인생의 주인공으로 산다는 것. 65쪽.)
살펴보면 내 주위 식당 사장님들도 아이들 유학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무척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이 있다. 자신의 삶은 뒤로 미루고 모든 것을 자녀를 위해 쏟아붓고 계신 것이다.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충무동에서 일하는 이모님의 아들은 K대학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아들은 어릴 때부터 수재 소리를 들었다. 이모님의 아들은 항상 존경받는 친구 아들이었다. 그랬던 아들이 이제 골칫덩어리가 되어있다는 것이다.
그 이모님 말씀이 아들 키우면서 딱 한번 좋았을 때가 있었다고 한다. 아들이 K대학교에 합격했을 때인데, 다들 너무너무 부러워하면서 축하 반 질투 반의 안부인사가 쏟아졌다고 한다. 그런 아들이 이제 아들이 아니고 웬수란다. 이모님은 마흔이 훌쩍 넘은 아들의 대학원 뒷바라지를 하느라고 새벽부터 나와서 김밥을 싸고 계신다.
우리나라 대학은 상아탑의 진리를 구현하기에는 너무 세속적으로 변해 버린 지 오래다. 순수학문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대학원을 진학해서 별도의 공부를 해야 한다. 순수학문의 길은 이미 일반 서민의 자제가 걸을 수 있는 길이 아니다. 대학은 이제 직업을 구하기 위한 바로 전 단계의 구실을 하고 있다는 것이 더 현실적인 판단이라고 본다.
요즘 대학생들은 자발적 휴학 1년을 유행처럼 거친다. 여기에 외국 어학연수 과정 1년을 더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졸업하기 직전 취업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큰딸이 졸업한 학과만해도 휴학하지 않고 4년만에 졸업한 학생은 큰딸 포함 단 2명 뿐이었다.
자영업자 친구들 대부분이 자녀 교육 때문에 떨고 있다. 세상이 급변하고 있다. 50대인 우리가 지나온 청년 시절과는 판이하게 달라지고 있다. 우리 세대에서 깊이 성찰해야 한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자녀교육은 큰 위협이자 함정이다. 인생 후반부를 성인이 된 아이들의 뒷바라지로 올인하는 것은 자신의 노후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1. 인생은 닥치는 대로 사는 것. 10 꼭지
순전히 내 탓이다.
인생은 느닷없고..
모든 선택은 나의 것.
적당히 하고 살아요.
아들, 독립. 성요셉마을로 가다.
천직, 아름다운 마무리.
물밑에서 일하는 사람도 있다.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받아들이자, 세상은 불공정하다.
능력주의 최대 다수 최대 행복
2. 장사는 힘들어. 10 꼭지
장사 시작! 행복 끝, 불행 시작.
환경에 적응하라, 단군의 맛.
겸손은 어려워.
너는 사장님인데 나는 왜 아저씨야.
인생은 허허실실이야!
직원을 잘 모셔야!
먼저 인간이 돼라(미완).
소통은 힘들어.
사장님, 당신이 문제였어.
부가가치세는 내 돈이 아니야.
3. 세상이 만든 질서에서 벗어나기. 11 꼭지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나라,
가다가 지치면 쉬면 된다.
인생은 로드무비다.
“6411번 버스라고 있습니다.”
더글라스 대프트. 코카콜라 회장의 신년사.
버틀란트 러셀에 의하면..
행복이 뭡니까? 즉문즉설.
자영업자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운명인가?
지혜로운 부자가 되어라
고마운 황 부장.
두 번째 가족여행, 절반의 채석강.
4. 내 인생의 주인 되기. 11 꼭지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은 뭘까?
직장인으로 사회운동가로.
몸으로 때우는 사람.
생활의 달인은 무심한 듯 흐르는 세월의 훈장.
늘어나는 청년 창업.
관계의 어려움. 싫어하지 않을 정도일 때 가능성이 있다.
나는 부자.
스톡데일의 역설.
나무는 한 겨울에도 자란다.
수주대토守株待兎.
5. 인생은 한 방향으로 버티는 힘이다. 10 꼭지
가늘고 길게. 운동은 기본이야.
퇴장당하지 마라. 우리는 타격왕.
존버, 버티고 또 버틴다.
기상새설(欺霜賽雪).
빈센트 반 고흐, 돈 좀 빌려줘!
생각에 관한 생각.
태산불사토양泰山不辭土壤.
벼랑 위의 사람들..
작게 시작해서 크게 성공하라.
유튜브는 그만. 배우라 끊임없이 변화하라.
6. 인생,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 10 꼭지
마음이 뿌듯해, 마음의 평화. (미완)
강유剛柔.(미완)
쉰이 아흔을 만나다. 삶과 죽음 대해서..
은퇴 뒤 노후는?
노후를 위한 연금은?
쉰, 이제 우리도 슬슬 은퇴를 준비해야 합니다. 벌써?
인생 2 모작? 우리 같은 자영업자에게는 가늘고 길게가 최고야.
오잉? 인생 3 모작? 그런 건 없어. 이제 곧 우리 차례!
데스 클리닝.
어디서 어떠한 모습으로 죽음을 맞을 것인가? 99881234 가능할까?
에필로그,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