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D-1

루앙프라방에서 팍벵까지(슬로우보트경험기)

by 우주티끌

5시부터 일어나서 준비한다. 7시에 픽업이 온다지만 조금 늦을 수도 있으니 조식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차가 왔다. 이럴 때는 늦지도 않냐. 토마토하나 챙겨 나왔다. 추운데 뚝뚝이다. 승합차를 기대했지만, 나 혼자는 아니라고는 생각했지만. 10명을 다 태우느라 한 시간을 돌았다. 티켓값과 함께 픽업+티켓대행비를 내고 아침밥도 스킵했는데 남들은 여유롭게 마지막에 타는 동안 나는 첫 번째로 아침도 못 먹고 1시간을 돌다 결국 내 숙소를 다시 지나 목적지로 간다. 짜증이 안 날 수가 없지만 지금은 화내봐야 소용이 없고 미리 동선을 리셉션에 체크 안 한 나의 불찰이다. 스몰토크가 미덕인 몇몇 콘파랑들은 인사할 때는 시큰둥하더니 가는 내내 시끄럽게 얘기 중이다. 8:30 출발하는 슬로우보트. 한 시간 전에는 가야 좋은 자리 앉는대서 일찍부터 준비했지만 결국 지금 8:20분.'이 또한 지나가리' 이만한 마인드컨트롤이 또 없다. 도착하니 벌써 배는 꽉 찼다. 이런....어제 숙소부터 해서 오늘까지 일이 정말 잘 안 풀리네. 배는 8:45에 출발한다. 아직 쌀쌀하다. 앞에 가방을 뒀는데 그 위에 콘파랑들이 키보다 큰 배낭을 겹겹이 올려놨다. 완전 짜부됐을 내 가방이 걱정된다. 의자는 고정되어 있지 않아 먼저 온 사람들이 자기 자리 앞을 비즈니스급으로 넓혀놔서 난 결국 무릎도 펴지 못하는 자리에 앉았다. 여행하면서 편하게 가는 건 고집할 건 없지만 필요 없는 고생을 하지 말아야 한다. 몸도 마음도 쉽게 지치니까. 현지인도 안 하는 고생을 무용담거리 만들려고 사서 할 필요는 없다..여유롭게 먹으려고 샀던 간식들은 꺼내지도 못하겠다. 이제 8-9시간을 가야 한다. 배가 움직이기 시작하니 사람들이 마구 돌아다닌다. 모터자리 시끄럽다고 해서 앞에 앉으려고 했는데 소리가 너무 커서 어디 앉아도 소리가 컸다. 슬로우보트는 현지인들이 엄청난 짐들을 들고 탄다. 외국인들은 덤이다. 표검사를 한다. 외국인은 건너간다. 당연히 표를 샀을 테니까. 현지인은 십만킵이다. 외국인은 2십만킵에 타고 픽업대행해서 350,000킵에 간다. 외국인이 한번 이상 탈 거 같진 않으니 자주 오고 가는 현지인들과 다른 가격이 당연할 수도 있겠다. 가는 동안 풍경은 대단했다. 자리가 불편하지 않았다면 좋았겠지만 도로사정이 안 좋은 버스대신 배를 타는 건 좋은 선택이다. 5-6시간이 지나면서 현지인들이 하나둘씩 내리고 거의 다 와선 다 빠지고 외국인만 남으니 배 안을 걸어 다니기 편했다. 비록 낡은 배이지만 쾌적하고 유람선 기분이 났다. 날씨는 쌀쌀해지고 오후 6시에 드디어 팍벵에 도착했다. 벌써 어둑어둑해졌다. 아스팔트가 아닌 흙더미에 내려줘서 올라오는 데 꼬꾸라지는 줄. 반대쪽 후에이싸이에서 출발한 배가 먼저 도착해서 정박해 있어 여기에 댄 모양이다. 예약한 호텔에 체크인을 하고 저녁을 사러 밖으로 나갔다. 식당에서 못 먹는 걸 먹어보고 싶어서 소박하게 길가에서 굽고 있는 구이를 샀다. 치킨구이는 아는 맛이라 신기하게 생긴 걸 샀다. 5만킵. 카우니야우 2만킵. 먹어보니 내장 같은 거였다. 내일 배탈이 나지 않길 바라며. 여긴 할 게 아무것도 없다. 작은 항구마을. 오르막길이 꽤나 가파르다. 내일을 위해 일찍 잠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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