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엔티안에서 방비엥까지(버스탑승기)
아침 일찍 눈이 떠졌다. 걸어서 10분 정도에 있는 딸랏싸오 버스터미널(센트랄 버스터미널,CBS)에 가서 표를 물으니 아침 9시밖에 없댄다. 불친절했다. 외국인이 많이 오는 모양이다. 다른 시간엔 없냐고 물었는데 꽤나 공격적으로 '노'라고 한다. 버스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부랴부랴 숙소로 돌아온다. CBS에서 십만킵, 호스텔에선 180,000킵. 로컬로 가려고 했지만 버스가 없으니 이렇게 되면 빨리 예약해야 한다. 만약 매진이면 방비엥 호텔 날짜변경도 해야 하고 많이 귀찮아지는데.. 걱정하며 도착. 리셉션에 물으니 보스한테 물어야 한다고. 기다리는 동안 두근두근했다. 디엔비엔푸에서처럼 캔슬돼서 못 탈 수도 있을까 싶어서. 다행히 있다. 짐을 싸러 올라오니 중국인이 잠은 잘 잤냐고 묻는다. 그냥저냥이라 했다. 또 다른 룸메인 이스라엘 여자에 대한 얘기 하고 싶은 모양인데 피했다. 언제나 말조심. 또 잠시 후에 얘가 말이 하고 싶었는지 이스라엘 여자 얘기를 꺼낸다. 장기숙박 중이고 컴플레인이 많은 여자라 리셉션에서 upper 베드를 고를 때 그 여자 위에 말고 내 침대 위가 낫다고 말했댄다. 어쩐지 자리가 내 쪽이 더 별로였는데 그 이유였구나. 나는 오늘 떠나지만 이 친구는 5일을 더 있어야 하는데 힘들겠구나 싶었다. 그래도 중국 스텝이 있어 하소연할 리셉션이 있으니.. 체크아웃 후 11시 반에 픽업차량 타려고 기다렸다. 45분쯤 왔는데 12시 버스인데 늦게 와도 되나 하며 미니밴에 올라타는데 차 안에 불만 가득한 얼굴의 콘 파랑들이 있다. 인사를 해도 안 받길래 뭐냐 했는데 이 차가 그 이후로도 여기저기 사람들을 태운다. 아 이해했다. 이 차가 픽업차량이라고 생각하고 12시가 넘길래 12:30 출발인가? 북부터미널을 지나치길래 뭐지 헸는데 휴게소에 내리더니 곧 하이웨이를 탈 거니 화장실 다녀오랜다. 아하 이 밴으로 가는 거였네. 그럼 얘기를 그렇게 해줘야지 어제 그 직원은 왜 그렇게 얘기한 거야. 고속도로는 한국처럼 편했다. 북부를 안 가봤더라면 이 편안함이 당연할 줄 알았을 터. 엄청 빨리 편하게 이동해서 2시에 방비엥에 도착했다. 로컬버스를 탔으면 버스터미널로 도착했을 텐데 호텔이 많이 모여있는 시내에 내려준다. 로컬을 고집하는 나도 그냥 버스는 돈을 더 주더라도 이렇게 오는 게 편하다고 생각했다. 루왕남타에서의 경험이 나를 고생을 자처하게 만들었구나. 운 좋게 숙소 근처라 얼마 걷지 않아 도착. 체크인하고 방을 안내받고 국경에서 헤어진 무하메드를 찾으러 갔다. 저렴한 가격에 나름 수영장도 있고 공용공간도 많은 호스텔이었다. 무하메드를 찾으니 자고 있댄다. 오늘 베트남에서 도착했다고. 그날 헤어지고 오늘 도착한 건가. 베트남 오는 버스에서 만난 친구라고 얘기하고 깨면 내가 왔었다고 전해 달라고 했다. BCEL에 가서 2,000,000킵을 출금했다. 93.87달러. 환율이 내렸는데?. 지도상에서 강이 보이는 쪽으로 걸었다. 흙탕물만 내내 보다가 맑진 않지만 그나마 파란 물을 보니 신기했다. 강 건너엔 큰 바위산들이 있는 풍경이었다. 여행객들이 절대 놓치지 않을 거 같은 비주얼이었다. 역시 거리엔 콘파랑들 뿐이었다. 수영복 입고 돌아다니는...절은 오래되고 낡아서 방치된 느낌이고. 과거의 라오스의 모습엔 관심도 없는 콘파랑들이 이곳을 놀이터로 헤집어 놓은 게 너무나 맘에 들지 않는다. 아시아 여행을 하면서 콘파랑들에 대해 생각이 많이 든다. 이기적인 그들. 그런데 내가 뭘 할 수 있겠나. 현지인들과 달리 나시탑에 수영복에 싼값에 흥청망청 안하무인 남의 나라 문화존중엔 관심도 없는 그들과는 내가 조금은 다르다곤 하지만 나도 또한 외부인이다. 비가 온다. 그러다 곧 그친다. 숙소에서 큰 열기구를 띄우는 모습을 지켜봤다 숙소 구경도 하고 저녁 먹고 나이트마켓도 둘러보고 들어오는데 숙소 앞 커피숍에서 누군가 나를 부른다. 무하메드였다. 엄청 반갑긴 한데 역시 살벌한 비주얼이다. 무하메드는 아랍인이긴 한데 흑인 같기도 하고 우락부락 생겼다. 오늘 돌아왔단다. 비자가 거절돼서 엄청 고생을 한 모양이다. 베트남 나올 때 간이로 여권검사하던 그때 거절됐단다. 자신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데 너무 반복적인 비자런이 문제이지 않았을까. 튀니지여권파워의 문제이기도. 암튼 택시 타고 다른 국경에 갔다가 거기서도 거절당하고 두 번째 라오바오 국경에서 겨우 승인받아 오늘에야 왔단다. 피곤해 보이는 거보다 마상입은 듯. 주절주절 이런저런 얘기했지만 기분이 많이 안 좋아 보였다. 내년에 호주에 갈 계획이랜다. 친구도 거기에 있다고. 한동안 얘기 후 헤어졌다. 오늘 꽤나 피곤했다. 일기를 쓰기도 전에 이내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