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별적으로 학습하기

직장에서 성장하기 위해 어떤 정보를 수용해야 할까

by 테오

반박할 여지없이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다. 자기계발이나 취미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면 좋겠다만, 업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법칙이다. 필자는 IT 분야에 재직하면서 특히나 이러한 '배움'에 민감한데,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업과 관련해서 '어떤 정보를 기준으로 어떻게 배워나갈 것인가'는 조금 다른 문제다. 아니다, 어쩌면 많이 다른 문제일 수도 있겠다.


나무가 아닌 숲을 보자: 회사의 관점에서


고용주(회사)의 입장을 먼저 고민해 보자. 공익을 추구하는 회사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이익이 목적이다. 도덕이나 윤리의식을 중요시하는 회사라면 물론 공익을 함께 고려할 순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건 반박할 여지없이 이익일 것이다.


따라서 회사 내에서 얻게 되는 정보나 성장 동력의 방향성에 의문을 가질 필요가 있다. 말단 회사원인 나에게까지 도달하는 정보는 윗단에서 끊임없이 가공되어, '이익'만을 추구할 수 있게 되는 형태의 정보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회사는 나의 자아실현이나 성장을 목표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자. 오히려 자아가 너무 짙어지면 걷어낼 것이다.


회사가 제공하는 개인의 성장 비전을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커리큘럼이나 로드맵은 성장에 대한 개인의 책임의식을 덜어준다는 관점에서 '편한' 방법이긴 하나, 장기적으로 유용한 장치는 아니다. 대체불가능성을 지향한다면 나만의 아이덴티티가 있어야 한다. 회사가 나를 찾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을 위한 심리 검사


<심리학은 아이들 편인가>라는 책에서는 아이들을 위한 심리 검사가 결국은 아이들의 성장 방향성을 억압한다고 주장한다. 심리 검사를 만드는 주체는 어른이자 어떠한 조직의 일원이기 때문에, 심리 검사 자체에 특정한 의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자라나면서 '적합', '부적합' 판정을 받고, 부적합 판정을 받았을 땐 정상 궤도로 들어서기 위해 노력한다. 결국 개인의 능력 및 가치는 정규화되어, '예측하기 쉬운 형태'로 성장한다. (예측하기 쉽다는 건, 다루기 쉽다는 걸 의미한다)


자, 이제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을 기준으로 고민해 보자. 우리도 업에 있어서 다뤄지기 쉽게끔 바뀌기 위한 어떠한 조종을 받고 있지는 않을까?


신입사원 교육 과정과 자유의 박탈


우리 회사에서는 입사 후 2~3개월 간 학습할 교육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교육은 필수 교육과 선택 교육으로 나누어지는데, 선택 교육과목도 직무에 따라 리스트 형태로 제공되는지라, 신입사원은 '선택에 대한 부담' 없이 로드맵을 따를 수 있다.


문제가 무엇인지 보이는가? 위 예시는 선택권을 회사에게 넘기는 하나의 예시다. 단기적으로는 '뭐 그런 걸 다'와 같은 생각이 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유가 모두 박탈되어 '나'는 사라지고 '역할'만 남을 것이다. 이는 로드맵을 따르는 또 다른 누군가가 나를 대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회의주의 경계하기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무언가 붕 뜬 느낌을 받는다. 선택의 주체가 오로지 내가 되면, 어떤 것을 학습할지, 어떤 것을 경계해야 할지에 대한 기준을 모두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기준들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는 습관이 들어버리면, 단순한 회의주의자가 되어버릴 수 있다. 스스로가 선택권을 가지고 있는 것을 마치 특권인 양 인식하면서, 회사가 제공하는 모든 가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회사가 아무리 이익을 따지는 입장이긴 해도, 올바른 방향으로의 성장 동력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개인으로서는 쉽게 느끼기 힘든 경험들을 제공한다는 점에서는 이점이 매우 크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중요한 것은 모든 것을 의심하는 힘이 아니라, 비판적 사고를 통한 지식의 선별을 노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양 극단의 포지션, 무조건적인 수용과 무조건적인 의심은 늘 경계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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